구현모 KT 대표가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1.3.26
구현모 KT 대표가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1.3.26

KT, 콘텐츠로 돈 번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3년간 4000억원 예정

제작사와 협력구조 강화

 

SKT, 올해 비전 제시

‘AI 중심 회사 대전환’

‘선진화 거버넌스 확립’

이베이 인수전도 참여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지난해 ‘탈(脫) 통신’을 선언한 KT와 SK텔레콤이 본격적으로 탈 통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으로 변화를 선언한 KT는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다.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들과 상생하는 ‘위드 KT(With KT)’ 생태계를 창출해 미디어 콘텐츠를 디지코 KT의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KT 미디어 플랫폼 매출이 최근 10년간 매해 평균 15%씩 늘어나면서 지난해 3조원 규모로 증가했다”며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설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KT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 매출은 3조 1939억원에 이르며 10여년간 연평균 15% 수준의 매출 증가율(CAGR)을 기록했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 IP 자산을 활용해 드라마, 영화, 예능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다. 스카이TV 실시간 채널을 비롯해 올레 tv, 스카이라이프 등 KT그룹 플랫폼은 1·2차 판권을 유통한다. 이후 KTH, Seezn(시즌) 등을 통해 국내외 후속 판권 유통이 가능하며 지니뮤직 등을 통한 콘텐츠 부가가치 창출도 이뤄질 수 있다.

KT그룹 미디어 빅데이터 역량. (제공: KT) ⓒ천지일보 2021.3.23
KT그룹 미디어 빅데이터 역량. (제공: KT) ⓒ천지일보 2021.3.23

KT는 다각도로 분석해 온 1300만 전체 고객의 미디어 시청 빅데이터를 무기 삼아 인공지능(AI) 기술로 흥행 예측 모델을 도출하고 10단계의 정교한 흥행 등급으로 구성해 KT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에 활용한다. KT 스튜디오지니는 KT의 미디어 빅데이터를 전방위로 도입해 장르, 배우, 소재를 구상하는 단계부터 콘텐츠별 특성에 맞는 최적의 유통 경로를 설계하는 데 적용한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1년에 7000억개가 넘는 데이터가 생산된다”고 말했다. 이는 미디어 업계의 일반적인 실시간 방송 시청률 샘플링 데이터의 약 3000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KT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제작 하청 기지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우려를 고려해 이들과의 협력 구조를 강화한다. KT 스튜디오지니는 기존의 콘텐츠 비즈니스와 전혀 다른 새로운 ‘With KT’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 KT 스튜디오지니는 흥행 작품으로 실력을 증명한 바 있는 제작사 10여곳을 비롯해 중소 제작사 10여곳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개방적 구조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또 그동안 콘텐츠 제작사의 IP를 대가로 제작비를 지원하고 제작비 중 일부를 마진으로 주고받아 온 업계의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난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수익과 IP 자산을 제작사와 공유하며 흥행한 콘텐츠가 제작사의 실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국내 창작자들의 육성에 앞장선다.

이를 위해 KT는 향후 3년간 총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 30개 이상을 제작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 1000개 이상의 원천 IP와 100개 이상의 드라마 IP를 보유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보한다. KT는 핵심 대작(텐트폴) 드라마를 통해 스카이TV 실시간 시청률 순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첫 작품은 올 3분기 공개를 목표로 제작하고 있다.

박정호 CEO가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 및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3.25
박정호 CEO가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 및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3.25

SK텔레콤은 ‘AI 중심 회사로의 대전환’ ‘글로벌 수준 거버넌스 확립’을 올해 비전으로 제시했다.

박정호 CEO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1년 SK텔레콤의 핵심 변화 방향과 관련해 “올해를 기점으로 큰 방향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며 “SK텔레콤은 ‘명실상부’한 AI 컴퍼니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SK텔레콤은 AI를 중심으로 핵심 사업인 MNO를 비롯한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전체 ICT 패밀리의 상품·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물론 이를 외부 제휴사로 확장해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밝혔다.

박 CEO는 SK텔레콤의 올해 두 번째 변화 방향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선진화된 거버넌스 구축을 강조했다. 박 CEO는 “우리 회사는 이미 전문성과 다양성을 겸비한, 독립된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며 “이해관계자들의 더 많은 인정과 지지를 얻기 위해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로 한 단계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정관에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신설해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에 대한 의지를 반영했다. 또 독립적이고 투명한 이사회 중심 경영이 되도록 이사회 산하 위원회를 4개로 재편해 역할과 권한을 확대한다. 특히 인사보상위원회는 앞으로 대표이사 추천 및 보임을 이사회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게 되며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에 대한 평가와 보상 수준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SK텔레콤은 롯데·신세계에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6일 끝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 11번가를 가진 SK텔레콤이 아마존과의 협업에 이어 몸값 5조원 국내 3위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코리아를 품는다면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박정호 CEO는 주주총회에서 “이베이 인수는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한 사안이라 아마존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는 거래액 기준 약 20조원으로 네이버·쿠팡에 이은 시장점유율 3위 업체다. 11번가의 지난해 결제액은 10조원 수준으로 이베이코리아와 더하면 SK텔레콤은 결제액이 30조원에 달하는 이커머스 1등 네이버쇼핑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게다가 아마존과의 협력까지 있으니 온라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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