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AP/뉴시스] 이강인(왼쪽)이 25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일본의 축구 한일전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공을 다투고 있다. 한국은 전반에만 2실점하며 0-2로 끌려가고 있다. 2021.03.25.
[요코하마=AP/뉴시스] 이강인(왼쪽)이 25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일본의 축구 한일전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공을 다투고 있다.  2021.03.25.

후반 39분에 간신히 유효슛 기록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대한민국이 80번째 한일전에서 일본에 3골을 헌납하며 0-3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한일전에서 0-3으로 패배한 건 10년 만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10년 만의 일본 상대 친선경기를 가졌다.

대표팀은 이상호(발렌시아)를 톱으로 하는 전술을 꺼내들었다. 이강인이 평소 미드필더로 분류되는 만큼 이른바 ‘제로 톱’ 전술이었다.

좌우 날개는 나상호(서울), 이동준(울산)이 포진했다.

중원은 남태희(알사드), 원두재(울산), 정우영(알사드)가 책임지고, 수비는 홍철(울산), 김영권(감바 오사카), 박지수(수원FC), 김태환(울산)이 맡았다.

골키퍼는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80번째 한일전 선발명단. (제공: 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80번째 한일전 선발명단. (제공: 대한축구협회)

대표팀은 초반부터 일본의 파상공세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실점은 불과 전반 16분에 나왔다.

우리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공 처리 과정 중 우리 선수끼리 잠시 망설였고, 일본의 오사코 유야(베르더 브레멘)가 감각적인 오른쪽 뒤꿈치 패스로 공을 우리 골대 쪽으로 보냈다. 이날 A매치에 첫 데뷔한 일본의 오른쪽 풀백 야미네 미키(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지체 없이 오른발슛을 날렸고, 그게 그대로 골이 됐다. 그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10분쯤 뒤인 전반 27분에도 한국은 역습 상황에서 가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에게 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계속 볼을 멀리 걷어내는 식의 경기를 펼치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 내내 끌려 다닌 한국은 전반 38분에서야 나상호가 골대를 넘기는 슛으로 이 경기 첫 번째 슈팅을 기록했다. 사실상 제로톱 전술의 실패였다.

후반전을 맞은 대표팀은 그나마 경기력을 개선했다. 한국은 이강인, 나상호를 각각 이정협9경남)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로 교체했다. 골키퍼도 조현우 대신 김승규(가시와 레이솔)를 투입했다.

우리의 경기력이 개선됐지만, 일본도 집중력을 유지했다. 후반 7분 에사카 아타루(가시와 레이솔)이 우리 골대 오른쪽을 파고들며 두 차례 슛을 날렸다. 다행히 김승규가 선방하며 위를 면했다.

[요코하마=AP/뉴시스] 원두재(왼쪽)가 25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일본의 축구 한일전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2021.03.25.
[요코하마=AP/뉴시스] 원두재(왼쪽)가 25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일본의 축구 한일전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2021.03.25.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대표팀은 후반 12분 정우영이 오른발 아웃프런트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아쉽게 빗나갔고, 후반 15분엔 이동준의 왼발슛도 크로스바를 넘겼다.

후반 19분엔 홍철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를 왼발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옆그물을 흔들며 마무리됐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한국은 다시 일본에게 흐름을 내줬고, 수비를 조율하는 정우영까지 부상으로 교체되기까지 했다.

후반 35분 일본 아사노 다쿠마(파르티잔)에 결정적인 역습 상황을 허용했으나 김승규가 간신히 쳐냈다. 그러나 결국 얼마 뒤 후반 37분 한국이 선수교체를 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일본이 코너킥을 시도했고, 왼쪽 코너라인에서 넘어온 공이 그대로 엔도 와타루(슈투트가르트)의 머리에 맞고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유효 슈팅을 단 한 개만 기록하는 망신을 당했다. 후반 39분 이동준이 슈팅이 바로 그것이었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도르트문트) 등 주축선수가 빠진 상황이라곤 하지만, 너무나도 무기력한 패배였다.

한국이 0-3으로 진 건 지난 2011년 삿포로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패배한 뒤 1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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