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23

오세훈-전광훈 엮으며 공세 강화

박영선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

10년 전 재미 못 본 내곡동 공격

도쿄 아파트 논란에 기세 반감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후보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역풍만 불러오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과 전광훈 목사의 집회 참석 등을 고리로 극우 정치인의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다.

민주당 김태년 대표 권한대행은 전날(24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중도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데, 과거 태극기부대 집회에서 연설한 걸 보니 MB 아바타를 넘어 완전히 극우 정치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오 후보가 지난 2019년 10월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태극기부대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 치매환자, 정신 나간 대통령 등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광기 어린 막말 선동을 했다”며 “아이들 무상급식 밥그릇을 걷어차고 중도 사퇴한 오 후보가 10년 동안 반성했다고 하는데 무엇을 반성했는지 모르겠다. 태극기 부대의 품에 안겨 증오와 적개심으로 무장해서 극우 정치인으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오 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우리 당 주최의 광화문 집회에 갔었고 여러 집회에서 두 세 차례 연설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인 문 대통령이 민의를 존중하는 대통령인가, 독재자 아닌가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의 실정 중 하나가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갈라치기, 반통합 분열 정치하는 거라고 지금도 굳게 생각한다”며 “그게 독재자가 아니냐”고 받아쳤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2016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3당 대표 초청 국회 기도회’에 참석했던 영상 캡처본을 올렸다. 이 행사는 전 목사가 이끌던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 운동본부’가 주관했다.

해당 영상에서 박 후보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동성애법,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법, 그리고 이슬람 문제, 저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강하게 말씀 드린다”며 “동성애법은 자연과 하나님의 섭리를 어긋나게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전 목사는 “박영선 의원님을 야당 대표로 세웁시다”라고 추켜세웠다.

이 전 위원은 “박영선 후보를 당의 대표로 세우신다는데요?”라며 “전 목사와 같이 행사에 참석했다고 극우라고 몰아붙인다면, 박 후보도 같이 극우 하시죠”라고 비꼬았다.

김철근 선대위 대변인도 “오 후보가 참석한 집회는 당시 조국 사태에 분노한 국민들이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인파로 빼곡히 뒤덮은 날”이라며 “단지 전광훈이 마련한 무대에 섰다는 이유만으로 보수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다고 주장 하는 건 그날 조국과 문재인 정권에 분노했던 국민들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논리대로면 박 후보는 전광훈 목사의 지원을 받는 극우후보임이 증명됐다”면서 “네거티브도 정도껏 해야 말이 통한다. 민주당의 억지주장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박 후보를 공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자사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제공: 박영선 캠프) ⓒ천지일보 2021.3.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자사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제공: 박영선 캠프) ⓒ천지일보 2021.3.24

이외에도 민주당이 연일 공세를 펴고 있는 내곡동 땅 보상 문제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대한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박 후보의 도쿄 아파트 논란까지 겹치며 민주당이 자충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내곡동 문제는 10년 전 민주당이 꺼내 들었다 큰 소득 없이 종결된 사안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 17일 “오 후보가 내곡동 일대 개발과 관련해 당시 이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고 지금도 위치를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며 1차 고발장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24일에도 서울중앙지검에 전 서울시 주택국장 김모씨에 대한 고발장과 오세훈 후보 고발에 대한 추가 증거를 제출했다.

민주당이 오 후보의 내곡동 문제로 공격하고 있지만, 오 후보 측은 “(이번 사안의 본질은) 노무현 정부의 국민임대주택 건설 100만호 공약 이행 차원에서 이번 공약이 다뤄졌다는 것”이라며 “내곡동 지구가 노무현 정부 시절 이미 국민임대지구로 지정됐기 때문에 셀프 보상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영선 캠프의 요란하고 실체 없는 내곡동 국민임대단지 흑색선전이 차마 덮을 수 없는 본질”이라며 “서울 내곡 지구는 노무현 정부에서 허가한 사항임이 드러났고 오 후보의 처가가 상속받은 해당 토지는 2004년 노무현 정부의 최초계획 때부터 계획범위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박 후보의 도쿄 아파트와 관련한 공세를 펼치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네거티브 공세를 펼칠수록 역공을 받으며 지지율의 반등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처음부터 정책 선거를 들고나왔다면 상황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4.7 보궐선거가 약 2주 남은 상황에서 민주당은 여론의 반전을 불러올 비장의 카드를 발굴하기 위해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DMC첨단산업센터에서 열린 중소기업위원회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3.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DMC첨단산업센터에서 열린 중소기업위원회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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