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관계자 4명, 성균관장 예방
“미처 사과하지 못한 부분 유감”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서울 종로구 명륜3가에 있는 성균관 문묘 내 가지치기 작업을 하려다가 보물 제141호 문묘 동삼문(東三門) 지붕을 크게 파손했던 서울 종로구청이 전국 유림 대표 조직인 성균관 측에 뒤늦은 사과를 전했다.
동삼문은 조선시대 임금이 제례 참석을 위해 문묘에 출입할 때 사용하던 문이다. 그만큼 이곳이 유림에게 주는 의미는 국가 지정 보물 그 이상으로 각별하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필영 부구청장 등 종로구청 관계자 4명은 22일 서울 종로구 명륜3가 유림회관을 찾아 손진우 성균관장을 예방했다.
강 부구청장은 지난 8일 동삼문 지붕 파손 사고가 난 뒤로 유림 측에 미처 사과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이에 손 관장은 “문화재에는 무형 문화재가 있는가 하면 유형 문화재를 존속, 유지, 보존하는 우리 같은 유림이 있다”면서 “이곳을 단순하게 건물만 있는 곳이 아니라 유림 문화가 살아있는 곳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8일 성균관 문묘를 관리하는 종로구청은 경내에 있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59호)의 전지작업을 위해 크레인으로 사다리차를 들어 올리다가 문화재 지붕 기왓장들을 파손하는 사고를 냈다.
다행히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사고가 난 뒤 문화재청과 종로구청, 소방서 관계자들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자 동삼문 파손 현장을 찾았는데 정작 성균관 쪽에 누구 하나 찾아와 유감의 말을 전하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손 관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차를 (문화재) 지붕 위로 올린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다. 생전 처음 있었던 일”이라며 “가지치기하려고 했던 은행나무가 500년은 됐고, 높이가 엄청 높다. 비계를 설치해서 하면 될 일을 돈이 많이 드니 그렇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균관이 동삼문과) 아무 관계가 없는 양 볼일 보고 갔다는 게 섭섭하다. 사과 한마디 없다”고 불편한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