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이사회. ⓒ천지일보DB
대기업 이사회. ⓒ천지일보DB

대기업 사외이사 찬성률, 99.5%로 형식적 절차 그쳐

CEO스코어, 대기업 상장 계열사 사외이사 활동 조사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안건 반대률이 0.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찬성률은 지난 2019년과 마찬가지로 100%에 육박했다.

사외이사는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경영 전반에 걸친 자문을 구하기 위해 선임되는 기업 외부의 비상근이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대학교수, 변호사, 공인회계사, 언론인, 퇴직 관료나 기업인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전문가들이 사외이사가 된다. 한국은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 내부 부실을 감시할 필요성이 커지며 사외이사 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2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64개 대기업집단 상장계열사 277곳의 사외이사 이사회 활동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이사회 개최 횟수는 2991회로 총 6716건의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건별로 ‘사업·경영’ 관련 안건이 1874건으로 전체의 27.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인사 1246건(18.55%), 자금 1122건(16.71%), 기타 1036건(15.43%), 특수관계거래 997건(14.85%), 규정·정관 441건(6.57%) 등 순이었다.

기업 경영과 직결된 ‘사업·경영’ 안건 비중이 가장 컸지만, 계열사 간 내부거래와 재무건전성 등 그룹별 상황에 따라서는 안건 비중이 제각기 달랐다.

우선 회사채 발행·담보 제공·유상증자 등 자금 관련 안건 비중이 가장 큰 그룹은 동국제강으로, 총 66개 안건 중 절반 이상인 34건(51.52%)이 자금조달 관련이었다. 대출 연장이나 사채 발행, 해외법인 차입에 대한 보증 등이 다수였다.

이어 ▲한국투자금융(50%) ▲삼천리(42.86%) ▲SM(42.5%) ▲애경(40.66%) ▲한라(40%) 등이 뒤를 이었다. HDC(39.71%)를 비롯한 ▲대우조선해양(39.13%) ▲하림(39%) ▲KG(38.46%) ▲세아(36.46%) ▲금호아시아나(35.92%) ▲동원(34.92%) ▲유진(33.7%) 등의 ‘자금’ 관련 안건도 세 건 중 한 건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에쓰오일과 호반건설은 자금 관련 안건이 한 건도 없었다. 자금 안건 비중이 10%를 믿도는 기업은 ▲교보생명보험(2.13%) ▲삼성(2.36%) ▲태광(2.67%) ▲하이트진로(3.45%) ▲KT(3.64%) ▲효성(3.88%) ▲미래에셋(5.52%) ▲현대백화점(5.79%) ▲현대자동차(7.09%) ▲대림(7.79%) ▲KCC(8.28%) ▲넷마블(8.7%) ▲LG(8.92%) ▲농협(9.43%) ▲카카오(9.8%) ▲한국타이어(9.84%) 등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집단 2020년 이사회 활동 현황. (제공: CEO스코어)
대기업집단 2020년 이사회 활동 현황. (제공: CEO스코어)

계열사 간 부동산·자금거래, 상품·용역거래 등을 포함한 ‘특수관계거래’ 안건 비중은 금호석유화학이 전체 안건(28건) 중 11건(39.29%)을 의결해 가장 컸다. 미래에셋(33.1%)과 태광(30.67%)도 ‘특수관계거래’ 관련 안건이 30%를 웃돌았고, 삼성(28.69%), 셀트리온(27.96%), 신세계(25.59%), 한화(25.47%) 등도 네 건 중 한 건이 내부거래 관련이었다.

반면 에쓰오일, 호반건설,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SM, 삼천리, 한국투자금융 등 7개 그룹은 ‘특수관계거래’ 안건이 거의 없었다. KT(0.4%)와 함께 KT&G(2.5%), 포스코(3.97%), 이랜드(4.55%), 현대백화점(4.74%), 금호아시아나(4.85%) 등의 내부거래 안건 비중이 5% 미만으로 조사됐다.

사외이사들의 지난해 이사회 안건 찬성률은 99.53%로 전년(99.61%)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차,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 42개 그룹 이사들이 모든 사안에 대해 100% 찬성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대해 반대(보류·기권 포함) 의사를 표명한 경우는 전체 6716개 안건 중 33건(0.5%)뿐이었다. 반대의견 안건별로는 사업·경영이 17건(51.5%)으로 가장 많았고, 자금 7건(21.2%), 규정·정관 6건(18.2%) 순으로 집계됐다. 인사와 특수관계거래, 기타 안건에서도 반대의견이 각 1건(3%)씩 나왔다.

그룹별로는 삼성(3건)을 비롯해 SK(2건), LG(1건), 롯데(2건), 한화(3건), 농협(6건), 신세계(1건), KT(2건), 미래에셋(1건), 금호아시아나(1건), 효성(1건), 대우조선해양(2건), 대우건설(3건), 태영(1건), 네이버(1건), 한라홀딩스(1건), 애경(2건) 등에서 1개 이상 반대의견이 나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