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에 구두 친서 보내…
김정은, 시진핑에 구두 친서 보내…"전략적 의사소통 강화" (출처: 연합뉴스)

북중 친밀 과시, 단결·협력 강조

정부 “관련 동향, 한반도 정세 중요”

전문가 “대미외교 맞서 북중 전선 구축”

중국, 남북미 대결보단 대화 선호 관측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구두친서를 교환하고 북중관계의 친밀함을 과시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정세에 맞게 협력을 강조했다고 북한 매체가 23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일 공조 강화에 맞서 북중 밀착도 강화하는 양상인데, 미중 패권 경쟁 속 각국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전개되는 이 같은 구도가 한반도 정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北매체들, 친서 교환 사실 전해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날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구두친서를 주고받은 사실을 일제히 전했다.

세부적인 시간과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날 리룡남 신임 중국주재 북한 대사가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조선반도 정세와 국제관계 상황을 진지하게 연구·분석한 데 기초해 국방력 강화와 북남 관계, 조미(북미) 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입장을 토의결정한 것을 통보했다면서 적대세력의 전방위적 도전과 방해에 맞서 북중 양국이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심각히 변하는 정세 속에 한반도의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해 적극적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면서 “새로운 형세 하에서 조선 동지들과 손잡고 노력함으로써 중조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자”고 화답했다.

이 같은 북중의 움직임에 정부도 한반도 정세의 중요한 요인인 만큼 제반 동향을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힌 뒤, 다만 “이번 구두친서 교환이 앞으로 북중 관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친서 자체만 놓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교환 시점과 내용 등을 보면서 앞으로 북중관계 동향을 판단하는 데 어떤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을지 종합적으로 평가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CG)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출처: 연합뉴스)

◆북중 연대 강화하나

두 정상이 구두친서 교환을 통해 새로운 정세 속 양국 간 단결과 협력을 강조한 셈인데, 최근 바이든 신임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을 돌며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한데다 미국과 중국이 앵커리지 고위급회담에서 정면충돌한 뒤라 북한과 중국도 이에 발맞춰 연대 강화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구두친서 교환은 중국과 북한이 대미 외교전선에서 힘을 합쳐 보조를 맞춰 나간다는 공동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구두친서는 최근 한미일 간의 대중·대북정책 공조가 적극적으로 모색되고 있는 데에 대응해 북중 간의 대미·대남 정책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하지만 북한 발표를 보더라도 시 주석이 북한의 국방력 강화 입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없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발전에 적극적 공헌 등을 얘기한 점을 볼 때 중국은 남북과 북미 간의 대결보다는 대화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이번 두 정상 간의 친서 교환을 계기로 양국의 인적교류와 경제협력이 서서히 진행될 텐데, 남북·북미대화 재개에도 중국이 긍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또 “널리 확산돼 있는 편견과는 달리 중국은 덩샤오핑 집권 이후부터 일방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기보단 남·북한과 북미관계에서 중립적, 건설적 중재자 입장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북한을 다시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불러오고 북미 간에 상호 공정한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미중과 남·북한이 참가하는 4자 실무회담과 정상회담 추진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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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창어 5호 달 탐사 성과 전시회에 참석해 달 탐사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와 기술자 대표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들을 격려하고 "이번 성과는 중국의 우주 사업 발전에 중대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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