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판이 짜여졌다. 시장 후보에 총 13명이 등록했지만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성사시키면서 선거 구도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격돌하게 됐다. 원내 정당의 야권 단일화 없이 여당 후보 1명과 겨루는 다자간 선거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야권에서는 그동안 무수한 협상 고비를 넘기면서 23일 마침내 ‘여야 1:1 구도’를 만들어 낸 것이다.

야권 단일화는 먼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의해 제기됐다. 안 대표는 지난해 12월 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려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바 있다. 그 이후 국민의힘에서 자체 경선을 통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제1야당 후보자로 선출이 됐고, 안철수 대표와 최종적으로 야권 단일화에 나서 결정된 것인데, 이로써 오세훈 후보는 10년 전 자신이 내려놓은 서울시장 자리를 되찾아올 것인지에 대한 숙명적 과제를 안게 됐다.

오 후보가 야권 단일화 후보로 선출됐고 여론에서도 앞선다고는 하지만 본격적인 선거전이 남아 있는 만큼 어떤 변수가 닥칠지 예측할 수 없다. 무엇보다 야권 단일화에 대한 국민공감이 우선이고 단일화 경쟁자였던 두 후보가 사전 약속한 대로 양자간 틈이 없어야 하며, 국민의힘, 국민의당 양당 간 협력이 긴밀히 돼야 한다. 이 사안에 있어 보수층, 중도층을 비롯한 일부 국민들이 정권심판을 바라는 바가 크고, 또한 안철수 대표도 후보 단일화 발표 직전에 이기거나 져도 협력할 것을 재약속했고, 최종 야권 후보자가 된 오세훈 후보자의 선거대책위원장이 돼 서울시장 승리에 일조하겠다고 다짐했으니 그 약속이 이행될 것으로 보여진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 한국갤럽 등이 서울시장 후보자 간 가상 대결 결과를 두고 볼 때,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1대 1 대결에서 오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보궐선거의 특징상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개표 집계한 결과가 나와야 안다는 것이니 그만큼 변수가 많다는 의미다. 25일부터 4월 6일까지 13일간의 선거운동기간 동안 예기치 못한 어떤 상황이 어떻게 벌어질지 후보자나 유권자들 그 누구도 알 수 없지 않은가.

야권 단일화를 성원한 국민들은 오세훈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밝힌 약속을 기억하고 있다. 그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는 전제하에 서울시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일에 우선해야 할 테고, 이미 몇차례 강조했듯 “윤석열 김동연 홍정욱 금태섭 등 합리적 중도우파 인사들을 넓게 삼고초려 해서 든든한 개혁우파 플랫폼을 반드시 만들어내고,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이바지”하는 일도 중차대하다. 야권 단일화 문턱을 넘은 오세훈 후보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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