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을 이틀 앞둔 23일 금융감독원이 은행·생명보험사의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서 CCO들은 기존 판매절차 재수립과 이에 따른 전산시스템 구축 등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은경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이날 은행(10곳)·생명보험사(11곳) CCO들과 비대면 화상 간담회를 열고 금소법 준비사항과 이에 따른 금융회사의 애로·건의사항 등을 공유했다.
금소법은 6대 판매규제(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의무 준수·불공정영업행위 금지·부당권유행위 금지·허위과장광고 금지)를 모든 금융상품에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법을 위반할 경우 금융회사는 상품 판매액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 처분을 받는다. 판매 직원에게도 최대 1억원까지 과태료가 청구될 수 있다.
이로 인해 금융사 CCO들은 “금소법의 적합성 원칙·부당권유 금지 등 6대 판매규제 적용을 위한 판매 절차 재수립과 이에 따른 전산시스템 구축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또 법 시행 이후 6개월 유예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규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건의사항에 대해 금융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을 약속했다.
김처장은 “금소법이 금융소비자의 권익 증진뿐만 아니라 금융사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되는 만큼 금융업계가 합심해 법 준수에 만전을 기해줬으면 한다”며 “향후 금소법 안착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지도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앞으로 3주간에 걸쳐 손해보험, 금융투자, 여신전문, 저축은행 등 업종별로 금소법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금융권은 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금소법의 규정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행세칙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에 현장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이 법률리스크를 피하는 데 급급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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