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1.3.22
명동성당의 순교자 전시회 작품 중 하나. 조선 후기 박해받던 천주교인들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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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교회 이벽 요한, 알렉시오 등

133명 심사 후 교황청에 자료 제출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조선 왕조 치하의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諡福) 예비심사를 오는 25일 종료한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22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시복 안건의 예비심사를 종료하고, 교황청 심사를 위해 관련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복은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순교자나 성덕·기적 등이 인정된 자에게 ’복자(福者)‘라는 칭호를 부여해 특정 교구와 지역, 국가 혹은 수도단체 내에서 공적인 공경을 바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교황의 선언을 말한다.

금번 시복 추진 대상자는 조선 왕조 시기인 1785년부터 1879년까지 ’신앙에 대한 증오‘ 때문에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이다. 기존 103위 성인과 124위 복자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순교 사실이 새롭게 연구되고 관련 교구에서 현양돼 온 이들이다. 한국 천주교회 초기 평신도 지도자인 이벽 요한 세례자, 김범우 토마스, 권일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권철신 암브로시오, 이승훈 베드로, 이존창 루도비코 곤자가와 ’백서‘의 작성자 황사영 알렉시오가 그 명단에 포함돼있다. 또 기록 미비와 배교 논란 등 여러 이유로 추진 대상에서 누락됐던 순교자들, 가정 박해로 인한 순교자들,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선참후계령(先斬後啓令: 먼저 처형한 뒤 나중에 보고하라는 지시)’으로 비밀리에 처형당해 기록 부족으로 시복 추진이 미뤄져 왔던 순교자들도 있다.

한국 천주교에서 시복 조사 문서가 접수되면 교회법적 검토, 시성성 역사위원회와 신학위원회 등의 심의, 시성성 위원인 추기경·주교 회의를 거쳐 교황이 시복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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