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師道의 길] 보통교사의 보통 이야기 가슴 찡한 선물
[師道의 길] 보통교사의 보통 이야기 가슴 찡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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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균우 왕인문학회 회장 소설가
안면중학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오늘도 전과 마찬가지로 아침 직원회의를 끝내고 1교시가 돼 수업에 들어갔다. 출석을 확인하고 막 수업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키가 작아서 앞쪽에 앉아 있는 김순일 군이 누런 종이에 싼 큼지막한 보따리를 내밀면서 선생님 잡수시라고 한다. 풀어보니 여러 종류의 생선이었다.

“생선이면 가지고 오기도 어려웠을 텐데 혼났구나. 정말로 고맙구나. 그런데 이걸 어떻게 해야 옳지? 애쓰고 가지고 온 걸 도로 가져가라고 할 수도 없고. 잘 먹고 그 고마움을 오래 기억하마”라고 말하고 할 수 없이 받았다.

나는 당시 하숙하고 있었다. 토요일이라면 집으로 가지고 갈 수도 있었으나 토요일이 아니니 그럴 수도 없고 하숙집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하숙집 아주머니가 요리를 잘해주셔서 하숙생 여럿이 맛있게 잘 먹었고 하숙생은 모두 다 선생님들이었으니 더욱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 학생은 집에서 작은 배를 부리는 집으로 가정 형편이 빈한하였으나 공부도 잘했고 마음씨도 착한 모범생이었다. 가훈이 효도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부모님 말씀에 순종하고 정중하게 부모님을 받드는 모범학생이었다. 나는 서울 집에 왔다 갈 때는 헌 옷을 가져다가 입을 만한 것을 골라 입으라고 그에게 갖다 준 적이 있다. 그의 어머니도 어머니회 회원으로 학교에 자주 나왔었는데 그 어머니가 말하기를 새 옷 사다 준 것보다 더 고맙다고 몇 번이나 치하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나는 당진으로 전근을 하게 돼 당진행 버스를 타고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떻게 알고 그랬는지 그 아버지가 동백나무 화분 하나를 오토바이에 싣고 와서 버스에 실어 주었다. 지금까지도 죽이지 않고 정성껏 가꾸고 있으며 근래에 와서는 꽃도 피고 있다.

나는 전출하는 사람이었는데 진정 어린 선물이라 생각돼 고마웠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어린 것이 친구들도 의식돼 부끄러웠을 것인데도 무릅쓰고 먼 곳에서 생선을 싸들고 와서 선생님에게 드리겠다는 생각이, 그리고 부모 역시 그 무거운 동백화분을 싸들고 그 먼 곳에서 오신 그 진정 어린 성의가 어찌나 고마운지 진정한 마음의 표시라고 생각이 돼 가슴이 찡하게 느껴졌다. 서울에서 촌지라는 이름의 봉투와는 정말 차원이 다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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