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외규장각 도서 반환 기념 인터뷰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박흥신 주불한국대사, 박병선 박사, 쟈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 파리7대학 벵상 베르제 총장 (사진=박선혜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외규장각 도서 반환 공로자 한자리에 모여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11일 11시 30분 서울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특별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외규장각 도서가 한국에 다시 오기까지 애를 쓴 공로자들이 모였다. 박병선 박사를 비롯해 쟈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 파리7대학 벵상 베르제 총장, 박흥신 주불한국대사가 함께했다.

“외규장각 도서가 한국에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의무는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외규장각 도서가 영원히 한국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국민이) 노력해야 합니다. 제가 간곡히 바라는 점은 도서가 프랑스에 다시 가지 않고 영원히 한국에 있는 것입니다.”

박병선 박사는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말에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박 박사는 의궤를 포함한 외규장각 도서 297권이 한국에 돌아온 것을 두고 “말로 다 표현을 못하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으나 장기 대여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국민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내에서도 외규장각 도서를 한국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움직임은 일찍이 있었다. 프랑스 현지인으로는 쟈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그는 프랑스와 미테랑 전 대통령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외규장각 도서를 한국에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랑 전 장관은 먼저 외규장각 도서 이관에 대해 박병선 박사와 벵상 베르제 총장, 박흥신 대사, 양국의 학예사들의 도움이 컸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외규장각 도서가 한국인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랑 전 장관은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미테랑 대통령이 당시 한국에 했던 외규장각 도서 반환 약속에 대해 말했다. 이어 (외규장각 도서 반환이) 국가의 약속이고 민주국가로서 지켜야 할 의무이자 한국과 프랑스의 관계를 새롭게 써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동의를 얻은 후 그는 실질적으로 도서 반환 방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외규장각 도서 반환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바로 영구 반환이 아닌 5년 단위로 갱신하는 장기대여이기 때문이다. 벵상 베르제 총장은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와 현재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관점은 지극히 철학적인 문제”라며 “중요한 것은 외규장각 도서가 서울에 있다는 것이다. 소유권은 덜 중요하다”고 밝혔다.

랑 전 장관은 “만약 외규장각 도서 반환에 대한 결정권이 내게만 있다면 영구 반환할 것”이라며 “법을 개정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토론이 필요하다. 목적을 빠르게 달성하기 위해 실용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규장각 도서 반환이 박 박사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박 박사는 이번 반환이 개인이 아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55년 도불했을 당시 프랑스어 실력이 부족했다. 1950년대 말부터 병인양요 때의 물건을 찾기 위해 프랑스 전역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물건을 찾지 못하자 단념하다시피 했다.

박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 시 약탈 문화재들이 분실된 줄 알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국립도서관의 폐지 넣는 창고 속에 도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연구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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