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145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를 환영하는 행사가 인천시 강화군 외규장각에서 11일 열렸다.

행사는 이봉행렬과 의궤 봉안식, 고유제(告由祭) 순서로 진행됐으며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을 축하하는 수제천무, 아박무, 무고무 등 전통공연이 이어졌다.

모철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안덕수 강화군수, 유호룡 강화군의장, 이경재 국회의원과 지역주민 등 1천여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강화성이 함락될 당시 독약을 마시고 자결한 이시원 형제의 후손 이형주 씨도 참석했다.
이봉행렬은 강화산성 남문 주차장에서 출발해 외규장각까지 1km가량 진행됐다.

강화 주민, 군인, 학생, 연기자 등으로 구성된 행렬단 500여명이 기수대, 취타대 등 각 역할을 맡아 의궤 사본 1권을 실은 가마를 호위하며 행진했다.

행렬은 1783년 규장각에서 어람용 의궤를 비롯한 도서를 외규장각으로 옮기는 과정을 기록한 '내각일력'의 내용을 재현했다.

행사 진행을 위해 이 일대 교통 일부가 1시간 가량 통제됐고 행인이나 인근 상점의 상인들, 행사 참석차 강화군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행렬이 진행되는 동안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대며 사진을 찍어댔다.
강화유수 역할을 맡은 안 군수가 행렬과 함께 외규장각에 돌아온 의궤를 봉안하고 4차례 절한 뒤 강화향교 관계자 주관으로 고유제가 이어졌다.

고유제는 국가나 마을 또는 문중에 경사가 있을 때나 기념할 만한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종묘, 사직 또는 조상의 묘소, 사당에 알리는 유교식 제의다.

안 군수는 기념사에서 "고려궁지 외규장각 도서 환수 기념 행사를 갖게 돼 강화군민과 더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 행사가 강화군의 역사성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강화 주민 이정심(68.여.하점면)씨는 "지역에서 이렇게 대규모의 행사를 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강화 주민으로서 굉장히 자랑스럽고 자부심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외규장각은 1782년 조선 정조가 왕실 서적을 보관할 목적으로 강화도에 설립한 국가도서관으로,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가 약탈한 도서들이 강화도 외규장각에 있었다.

외규장각 도서 297권은 G20 서울정상회의 기간인 지난해 11월12일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5년 단위의 임대 방식에 의한 반환에 합의함에 따라 국내 귀환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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