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대학생과 시민, 야4당이 ‘반값 등록금 실현’을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기습 시위 벌인 대학생 72명 연행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기말고사 기간이고 동맹휴업도 무산됐는데 얼마나 모이겠나 싶었다. 하지만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을 외치는 촛불이 청계 광장을 가득 메웠다.

야4당과 대학생, 직장인, 시민 3만여 명은 10일 오후 7시 40분쯤 서울 청계광장에서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며 ‘6.10 국민 촛불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 이래 최대 인파가 몰렸다.

이날 사회를 맡은 조우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대통령 취임 4년 성적을 보면 업무수행 평가가 30% 정도, 국정운영 지지율이 24%인데 이 정도면 상대평가에 따라 F가 유력하다”며 “대통령을 제적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정치인들도 반값 등록금을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여러분의 절실한 눈빛이 저와 민주당을 움직였다”며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액수를 반값으로 하는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대학생들은 대통령에게 반값 등록금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지만 대통령은 학생들이 모이지 못하게 광장을 막았다”며 “반값 등록금 실현할 때까지 함께 한다고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중앙대 1학년 김혜경(20) 씨는 “우리 집은 형제가 연년생이라 목돈이 들 수밖에 없어서 어머니께서 집을 팔아야겠다고 말씀하셔서 죄송스러웠다”며 “등록금이 비싸다는 게 피부로 와 닿아 광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학부모와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일산에서 직장을 마치고 오느냐고 광장 앞자리를 앉지 못한 조한부(56) 씨는 가슴에 반쪽 사과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다. 조 씨는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데 이렇게 광장으로 나오게 해서 기성세대로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아들 2명은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상당히 버거웠다”며 “학부모와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등록금 인하 대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학부모 모임’은 동아일보사 앞에서 사과 500개를 반쪽으로 나눠주는 사랑의 반쪽 나누기 캠페인을 펼쳤다. 학부모들은 반쪽 사과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반값 등록금 쟁취하자’라는 뜻이 담아 사과 열 상자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또 민주노동당 강기갑·권영길 의원과 진보신당 심상정·노회찬 전 의원이 1인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날 집회를 마친 대학생 72명이 청와대 앞에서 기습시위를 벌이다 전원 경찰에 연행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