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일자리 엑스포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일자리 엑스포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DB

통계청 ‘2021년 2월 고용동향’ 발표

IMF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

고용률 58.6%… 8년만에 최저치 보여

60대 제외 전 연령층 취업자수 감소

홍남기 “3월에는 개선세 이어질 것”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등 고용충격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달 2월 취업자의 수도 47만 3000명 줄어들면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하향 조정으로 공공일자리 사업이 시작되면서 감소폭이 전월보다 다소 줄어들면서 향후 개선의 여지를 보였다. 숙박 및 음식점업, 도매 및 소매업 등 대면업종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선 영향도 반영됐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1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국내 취업자 수는 2636만 5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만 3000명(-1.8%) 감소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크게 확산한 지난해 3월(-19만 5000명)부터 12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1998년 1월∼1999년 4월)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이다.

다만 감소폭은 2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방역 여건 개선, 정부의 공공일자리 사업 등 영향으로 1월 98만 2000명이 감소한 것에 비해 감소폭이 절반으로 축소됐다.

지난달 취업자 수를 산업별로 나눴을 때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을 받은 숙박·음식점업(-23만 2000명·-10.2%), 도·소매업(-19만 4000명·-5.4%), 협회 및 단체 수리·기타 개인서비스업(-8만4000명·-6.8%) 등 대면서비스업의 취업자 감소가 계속됐다.

이 중 숙박·음식점업은 지난해 3월부터 1년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도·소매업도 2019년 6월부터 20개월 연속 내림세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9만 1000명·4.0%),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3만 8000명·3.7%), 농림어업(3만 3000명·2.7%) 등에서는 취업자 수가 늘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2만 7000여명(-0.6%) 감소했다. 2018년 4월부터 21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1월(8000명) 반등했으나 3월(-2만 3000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뒤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1.4%p 떨어진 58.6%로 나타났다. 2월 기준으로 2013년(57.5%) 이후 최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4.8%였다. 전년 동월보다 1.5%p 하락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14년(64.6%) 이후 가장 낮다.

모든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일제히 떨어졌으나 60세 이상에서 21만2000명 증가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재개로 한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 중 65세 이상에서 15만 9000명 늘었다.

반면 20대(-10만 6000명), 30대(-23만 8000명), 40대(-16만 6000명), 50대(-13만 9000명) 등 대부분의 연령층은 취업자가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4만 2000명 감소하며 지난해 2월부터 13개월째 내림세다.

청년층 고용율은 42%로 0.9%p 하락했다. 실업자는 41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 5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1.1%p 상승했다.

종사자 지위별로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근로자는 8만 2000명(0.6%) 늘었다. 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의 비중은 55.7%로 전년 동월 대비 13.0%p 상승했다. 그러나 임시근로자는 31만 7000명(-7.0%), 일용근로자는 8만명(-6.2%)이 줄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만 5000명(1.1%) 증가했으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만 6000명(-10.7%) 줄었다. 무급가족종사자도 4만 7000명(-4.9%)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실업자는 135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만 1000명(17.4%) 증가했다. 실업자는 2000년(122만 3000명) 이후 동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증가 폭은 2010년 2월(20만1000명)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최대다.

실업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 역시 4.9%로 1년 전보다 0.8%p 상승했다. 이는 2017년(4.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일시 휴직자는 69만 8000명으로 전년보다 8만명(12.9%) 늘었다. 이들은 무급휴직이어도 복귀가 확실하고 무급기간이 6개월이 넘지 않을 경우 취업자로 집계되나 고용상황이 악화하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726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56만 2000명(3.4%) 증가했다. 일할 능력이 있는 데도 구직활동 없이 그냥 쉰 ‘쉬었음’ 인구는 235만 700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고서 2월 기준 최대치다. 노동시장 문제로 구직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는 75만 2000명으로 21만 8000명 늘었다. 2014년 관련 통계가 개정되고서 2월 기준으로 가장 많다.

체감실업률을 의미하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5.7%로 3.4%p 상승했다.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6.8%로 3.7%p 올랐다. 모두 2월 기준으로 201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고서 최고치다.

다만 3월 고용지표부터는 취업자 감소 폭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지난해 3월부터 취업자가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정동명 사회통계국장은 고용 전망에 대해 “2020년 3월부터 고용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에 (다음 달 발표되는 고용 지표에는) 그 기저효과가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월 고용동향에 대해 낙관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인한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눈에 띄게 완화된 모습”이라고 평했다.

그는 “방역여건 개선으로 대면서비스업 고용이 빠르게 회복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며 “정부 일자리 사업도 본격 착수되며 고용 어려움 해소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월 고용지표와 관련해서는 “백신접종 개시, 방역 거리두기 완화, 수출 개선세 지속, 작년 3월 고용 충격에 따른 기저 영향 등 감안 시 3월에도 고용지표 개선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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