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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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이유는 없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필자의 경우는 누군가에게 속 좁은 마음을 들켰을 때 기분이 안 좋다. 스스로 관찰해서 정리해보니 어른스럽지 못했을 때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것 같다.

사전에 찾아보면 ‘어른’은 ‘얼운’이 변한 것이다. ‘얼운’이라는 말은 ‘얼우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로 남녀가 짝을 이루는 행위를 말한다고 한다. 즉, 남녀가 결혼을 해 서로 몸을 합하게 되고, 그 결과로 자식이 태어나는 것인데 우리 조상들은 거기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 같다. 어른과 비슷한 말로 ‘성인’이라는 말도 있지만, 성인은 결혼을 하든 안하든 일정한 나이가 되는 것을 말한다. 성인이더라도 어른과 어른이 아닌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머리를 올리거나 상투를 틀어서 어른을 표시했다. 요즈음은 그렇지 못하니 여러 가지 행동을 통해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어원에 근거하여 짐작해 보자면 어른의 첫째 조건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성경구절에 ‘천사의 말을 하는 사람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이 없고, 심오한 진리를 깨달은 자도 울리는 징과 같네’라는 말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말을 아무리 잘하더라도 진심이 느껴지는 말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방법은 서로 즐거울 수 있어야 한다. 나만 즐거운 모임은 절대 오래 갈 수가 없다. 서로 즐겁기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하는 에티켓이 있다. 약속은 잘 지켜야 한다든지, 약속을 못 지킬 경우에는 미리 연락을 해 주어야 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중세의 다이아몬드 상인들은 계약서를 쓰지 않고 거래를 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약속이 안 지켜진다든지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물론 약속을 안 지킨 것에 대한 응징도 무서웠을 것이다. 비즈니스 세계뿐 아니라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꼭 가져야 하는 개념일 듯 싶다. 자신이 동의해서 한 약속이라면 웬만하면 지키고 못 지킬 경우는 이유를 들어 상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느껴지는 기분으로 상대방의 기분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어야 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해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은 기분을 그대로 표현한다. 상대방의 기분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자기중심적 표현 방법을 쓰는 사람은 성인일지라도 어른이라고 말할 수 없다.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어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도 장기적으로는 성장하지만 늘 잘못을 반복하는 경우 어른들의 훈육이 필요하다. 어른들은 스스로 돌아보고 방향을 수정하면서 성장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어른이다. 거의 성인의 경지에 이른 어른들은 주변의 자연, 사람, 무엇을 보고도 배운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이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어른다운 어른을 찾아서 배우거나 책 등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다. ‘스스로 어른처럼 행동하는 것’ ‘스스로 어른이 되어간다고 느끼는 것’, 이러한 것들은 생활에 안정감을 줄 뿐 아니라 깊은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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