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OTT 앱 월 사용자 수 현황 및 넷플릭스 월 사용자 수 추이. (제공: 아이지에이웍스)
주요 OTT 앱 월 사용자 수 현황 및 넷플릭스 월 사용자 수 추이. (제공: 아이지에이웍스)

1년 만에 2배 이상 성장

2위 웨이브 394만 9천명

韓 관통한 넷플릭스 전략

“창작자의 자유 존중해줘”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유료 구독형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 2월 한 달간 넷플릭스를 이용한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산 OTT와 비교해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 세운 ‘친한(親韓)’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국내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2월 넷플릭스 사용자 수는 1001만 3283명으로 지난해 1월(470만 4524명) 대비 1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토종 OTT 플랫폼 ▲웨이브(394만 8950명) ▲티빙(264만 9509명) ▲U+모바일tv(212만 6608명) ▲Seezn(168만 3471명) ▲왓챠(138만 5303명) 순으로 2월 사용자 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오리지널 및 제휴 콘텐츠를 다수 확보한 넷플릭스의 일사용자수(DAU)는 2월 1일 기준 252만 113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배가량 증가했으며 앱 설치 대비 사용률도 넷플릭스가 72.7%로(2월 사용자 기준) 가장 높게 나왔다.

토종 OTT 앱 사용자의 넷플릭스 중복 사용 비율은 평균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왓챠 사용자의 넷플릭스 중복 사용률은 65.5%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독 사용률도 43.4%로 나타나 2위 웨이브와 30%p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반면 주요 토종 OTT 앱 월 사용자 수의 합은 지난해 1월부터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로이드 OS 기준 웨이브, 티빙, U+모바일tv, Seezn, 왓챠 앱의 중복 사용자를 제외한 2월 사용자 수의 합은 595만 9726명으로 지난해 1월(597만 6838명) 대비 1만 7112명 줄어 소폭 감소했다. 웨이브는 2월 사용자 기준 토종 OTT 앱 중 1인당 월평균 사용일 수(8.2일) 및 사용 시간(10.2시간)이 가장 높게 나왔다.

한편 지난해 12월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쿠팡플레이’는 출시 초반 사용자 수가 급격하게 몰린 후 일평균 약 7만명대 일 사용자 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쿠팡플레이’의 주 사용층은 2월 전체 사용자의 21.1%를 차지한 30대 여성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조사의 분석 기간은 2020년 1월 1일부터 2021년 3월 1일까지다. 일평균 4000만 모바일 기기의 20억건 데이터(안드로이드, iOS 통합 데이터 기준)를 AI 알고리즘에 기반해 분석됐다.

이 같은 넷플릭스의 높은 점유율은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에서 꾀한 전략이 잘 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막강한 자본력만으로도 상업성이 있는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었겠지만 이와 함께 한국 콘텐츠를 지원하고 홍보한다는 취지의 접근과 창작자를 존중한다는 방침을 택한 게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는 제작비를 지원받으면서도 원하는 스토리를 쓸 수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콘텐츠를 선보일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보통 제작비 지원이 들어가게 되면 투자자는 제작자의 작품에 더욱 많이 관여하는데 넷플릭스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제작비만 지원할 뿐 작품에 많은 관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콘텐츠를 해외 사업자가 입맛대로 바꾼다는 지적까지 피해갈 수 있다.

넷플릭스와 함께 일한 작가·감독은 넷플릭스가 창작자의 의도와 자유를 존중한다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크게 흥행한 영화 ‘킹덤’의 김은희 작가는 지난달 넷플릭스의 콘텐츠 로드쇼에 참석해 “‘킹덤’은 좀비라는 낯선 소재, 조선 시대라는 배경으로 인한 제작비 상승 요인으로 인해 마음에 묻어뒀던 작품이었다”며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혹시 이들과 함께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작 기간 중 창작자의 의도와 자유를 존중받을 수 있었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카터’의 정병길 감독도 넷플릭스와 함께 신선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했다. 정병길 감독은 “창작자의 비전을 존중해주는 넷플릭스와의 작업을 고대하고 있다. 제 역량과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탄탄한 기반을 제시해주는 넷플릭스와 함께 멋진 액션 영화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와의 동반 성장’ ‘다양한 스토리텔링’ 등을 비전으로 내걸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올 한 해에만 55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