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북한의 남북 비밀접촉 녹취록 공개 위협을 둘러싼 남북 간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10일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남북 비공개 접촉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는 일방적 내용을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천 대변인은 “진위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서 “북한은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돈 봉투’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청와대 역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은 9일 이번 사건에 대해 “비밀 접촉, 혹은 국제 간의 접촉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국제관례”라고 지적하며 “북한이 공개한 내용은 사실에 맞지 않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북측은 지난 1일 남북 간 비밀접촉 관련 내용을 폭로한 데 이어 9일에는 남측이 진실을 계속 숨긴다면 당시 녹취록까지 공개하겠다면서 으름장을 놓았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표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김태효, 김천식, 홍창화) 모두가 끝내 진실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족기만과 모략날조에 매달린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접촉 전 과정에 대한 녹음기록을 만천하에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우리 정부의 해명을 반박했다.

국방위 정책국 대표는 돈 봉투와 관련해서 “접촉이 결렬상태에 빠지자 김태효의 지시에 따라 홍창화가 트렁크에서 돈 봉투를 꺼내, 김태효가 그것을 우리 손에 쥐어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북한 당국자)가 (돈 봉투를) 즉시 던지자 김태효는 얼굴이 벌겋게 돼 안절부절못했으며 홍창화는 어색한 동작으로 돈 봉투를 짚은 채 인사도 제대로 못 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밀접촉이라는 정부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려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동국대 전지명 겸임교수는 “이미 압박 수준은 넘어선 것 같고 북측이 납득이 될 수 없는 액션을 취하고 있다”면서 “남남갈등을 유도하는 제스처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접촉 만남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러한 일을 가지고 폭로전을 일삼는 것은 ‘막가파식’ 공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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