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석복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이 12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 강화 등 한미 간 주요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1.3.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석복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이 12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 강화 등 한미 간 주요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1.3.14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 다행”

“미일 간 수준까지 증액할 필요”
 

“일본 다음으로 국가 위상 하락”

“쿼드 아닌, 펜타로 발전시켜야”

“워게임만 해선 전투력유지 불가“

“내년 봄 전작권 전환은 무리수”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오는 17일 한국을 방문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외교·안보 수장이 대면으로 만나는 건 처음이다. 이에 본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 국무·국방장관 첫 방한을 앞두고 한미관계를 전망해 봤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11일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올해 13.9% 증가한 1조 1833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2년 가까이 접점을 찾지 못하던 방위비 협상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46일 만에 타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석복(77)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전 한미연합사 부참모장)은 12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 때 타결됐어야 했는데, 트럼프의 무리한 요구로 타결되지 못했다. 이번에 타결돼서 다행”이라며 “향후 일본이 부담하는 정도의 수준까지 조금씩 늘려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은 ‘한국의 헤리티지재단’을 표방하며 급변하는 시대상황에 맞는 국가비전을 설계하고 정책대안을 발굴하는 싱크탱크다.

이 이사장은 “우리 국가 안보를 위해 한미동맹이 기여하는 건 돈으로 산출할 수 없다”며 “미일 간 방위비 분담금 수준까지 증액시킬 필요가 있다. 그건 우리 국가능력에 비춰 봐도 과도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가 방위비 문제를 해결하면서 한미동맹 복원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이사장은 “한미동맹이 진정으로 발전하길 바란다면,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해 적극 지지를 보내야 한다”며 “그리고 쿼드(Quad) 플러스에 가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것 없이 한미동맹의 발전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번 바이든 정부에선 그 두 가지를 우리 정부에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쿼드는 사실상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구성된 미국, 일본, 인도, 호주를 포함하는 4개국 안보협의체를 의미한다.

이 이사장은 “인도·태평양전략을 지지하면서 쿼드가 아니라, 펜타(Penta) 또는 펜타 플러스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나라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 펜타가 되면 한국까지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을 포함해 5개국이 주가 되어야 하고 나머지가 플러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쿼드 플러스는 4개국이 주가 되고, 나머지는 보조 역할을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위상이 떨어졌다는 걸 의미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우리나라가 아세아전략에서 일본 다음의 국가로 위상과 중요도가 떨어진 점이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석복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이 12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 강화 등 한미 간 주요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1.3.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석복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이 12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 강화 등 한미 간 주요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1.3.14

한미는 지난 8일부터 올해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훈련은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참가 규모를 최소화했다. 야외 기동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오는 18일까지 진행된다. 하지만 최근 3년 동안 야외기동훈련을 하지 않아 한미연합전투준비태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이사장은 “실기동훈련을 할 때 100% (훈련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병력과 기동장비를 투입해 하는 것과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과 상당히 차이가 크다”며 “실기동훈련 없이 워게임만 해서는 전투력 유지가 어렵고, 전쟁에 대비하는 방어태세 발전에도 도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번은 워게임 형식으로 하더라도 한 번은 실기동훈련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실제 몸으로 느끼고, 그걸 경험해야 전쟁이 벌어지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싸울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2단계 검증연습도 미뤄져 내년 봄 전작권 전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대두된다.

이 이사장은 “한미가 전작권 전환을 위해 세 가지 조건을 합의했는데, 이 중 국제적인 안보환경이 유리한 환경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것이 바로 북한 핵 문제”라며 “핵도 없는 나라의 지휘관이 핵 있는 나라와 싸우면서 작전지휘를 할 수 있는가. 근본적으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작권을 전환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1일 한국형 전투기(KF-X) 조립 모습을 공개했다. 2001년 국산 전투기 개발을 공식화한 지 20년 만이다. 국산화율 65%로 부품 22만개, 전자·기계장치 550개가 들어간 방위산업 기술의 결정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이사장은 “지금은 스텔스 기능이 보장되지 않으면 최첨단 항공기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래도 우리가 최초로 전투기를 생산하는데, 시대에 맞는 5세대 항공기는 스텔스 기능이 보장돼야 한다”며 “스텔스 기능을 열정적으로 연구해서 보완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가 전차, 자주포 등은 세계 최첨단 수준인데, 항공기라고 해서 그렇게 못할 것도 없다”며 “그러려면 열정이 있어야 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선 또 경항모(경항공모함)를 군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항공모함을 보호하기 위해 잠수함, 구축함, 순양함, 헬기 등이 필요하다. 그걸 보호하느라고 다른 걸 전혀 할 수가 없다”며 “우리가 북한을 고려하고 기타 잠재위협을 고려하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나 이지스함이 실제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약력>

-육사 21기

-전 육군 제5사단장

-전 한미연합사 부참모장

-전 유엔사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예비역 육군 소장

-전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운영위원장

-현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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