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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아름다운 집을 짓고자 한다.

살던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는 것은 그 땅의 기억을 살리고 앞으로의 삶을 반영하는 작업이다.

마당의 기억에 충실할 수 있다면 마당을 풍성하게 살리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이다.

대대로 내려오는 기억의 저장 공간이 마당이 되는 셈이다.

거실에서 마당을 보는 조망이 아련하게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줄 것이다.

손바닥만 하지만 뒷마당이 있어서 주부 공간에서 시야를 확장하는 공간이 되고 욕실에서 지루한 반신욕을 즐기는 공간을 바꾸어 줄 것이다. 곡선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주변 경치와 따뜻한 햇살과 함께한다.

2층에 작은 온실이 있고 화초들이 자란다. 마치 마당의 일부를 옮겨놓은 것 같은 집안의 작은 마당이 된 셈이다. 마당의 풍경을 신나게 즐기는 또 하나의 특별한 공간이다.

마당을 둘러싼 듯한 형상이 집을 좀 더 풍성하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면 우리가 선택하는 공간은 만족을 줄 것이다.

봄이 되면 파릇한 분위기를 담아내는 마당의 가치를 다시 기억할 것이다.

마당만 잘 품어도 아름다운 집이 될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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