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은 ‘회계 투명성’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요즘 클린경영 바람이 거세게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테크윈 사장이 내부 비리를 이유로 사임되면서 삼성이 청결한 조직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강도 높은 노력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삼성의 변화는 산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7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언스트앤영은 ‘글로벌 비즈니스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향후 3년간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칠 10대 주요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공개했다.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규제 및 법규 준수’ 관련 리스크였다. ‘원가 절감’과 관련한 리스크는 전년도보다 4단계 상승해 2위를 차지했고 ‘인재 관리’는 한 단계 상승해 그 뒤를 이었다.

소비자의 신뢰가 기업 운영의 핵심 요소인 만큼 투명·정도·준법 경영의 중요성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조되고 있다. 소비자가 기업에 대해서 한 번 나쁜 인식을 하게 되면 다시 만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클린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색다른 방법을 시도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느는 추세다.

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는 8일 직원들이 생활 속에서 자발적으로 청렴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클린 거울’을 제작·배포했다고 밝혔다. 클린 거울에는 ‘▲나는 정직하게 ▲나는 공정하게 ▲나는 당당하게 당신의 생각을 보여주세요’ 라는 슬로건이 새겨져 있다.

충남지역본부와 전체 13개 지사는 이 거울을 직원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비치해 외모뿐만 아니라 정직하고 공정한 공직자의 마음가짐을 다지고 윤리경영의 공감대를 확산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 3일 회사에서 일어난 비윤리 행위를 신고했을 때 보상 금액을 기존 5000만 원에서 10억 원으로 대폭 인상했다고 밝혔다. 비리신고를 통해 회사의 손실이 줄거나 수익이 증대되는 효과를 거둘 경우 최대 10억 원까지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윤리경영 지침 중에서도 특히 회계의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권오형 회장은 지난 2일 국민권익위원회와 경제 5단체가 공동개최한 ‘기업 윤리경영 워크숍’에서 회계 투명성에 대한 특강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권 회장은 “회계 투명성을 높이려면 회계 감독자인 감사인이 아닌 기업 스스로 직접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음을 나타냄)를 줄여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회계학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우리나라의 회계 불투명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38조 원, 2014년에는 5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스위스의 국제경영새발원이 발표한 ‘회계 및 감사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58개국 중 46위에 그쳤다.

이와 관련 지난달 26일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는 ‘투명경영은 기업 가치를 높인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지금은 기업의 회계 투명화를 넘어 투명경영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터넷·스마트폰 등 정보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불투명한 관행은 즉각 기업 가치에 반영된다고 전했다.

흥사단은 “투자자에게 신뢰와 정확한 재무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시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기업 환경이 됐다”며 “주주가치의 하락은 곧 기업 존립과도 연결되는 것이므로 투명경영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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