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근원물가 관리 필요해”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두 달 연속 동결됐던 기준금리를 연 3.25%로 올렸다.

금통위는 10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김중수 총재 주재로 열린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 뒤 기준금리를 현 3.00%에서 0.25%p 인상한 3.2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연 3.00%로 올라선 기준금리는 지난 5월까지 두 달 연속 동결된 바 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는 물가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앞으로도 경기상승으로 인한 수요 증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높은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달과 달리 이번 ‘통화정책방향’에서 근원인플레이션율을 직접 언급한 것은 근원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상승한 유가 및 농산물가격이 가공식품가격·개인서비스요금 등으로 파급되면서 근원인플레이션율이 3%대 중반으로 높아졌다는 게 금통위의 설명이다.

또한 하반기 전기·버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인 가운데 선제적 조치가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중수 총재는 이날 브리핑에서 “물가상승 압력 만성화를 막기 위해서는 근원물가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4/4분기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추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외적으로는 신흥국경제가 계속 호조를 보이는 등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 북아프리카·중동지역의 정정불안, 일본 대지진의 영향 등이 하방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금통위는 진단했다.

국내경기는 해외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도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투자를 제외한 수요 및 생산지표들이 증가세를 보였다.

김 총재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지난달보다 더욱 악화됐음에도 금리를 인상한 것에 대해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았고 사안의 중요성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며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통위는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이 만장일치였다고 밝혔다.

※근원인플레이션(core inflation): 현행 소비자물가에서 곡물 이외의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하고 산출한 물가지수로 핵심물가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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