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11일 발표된 정부의 1차 조사 결과가 국민 눈높이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인사조치 요구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정동 국토발전전시관에서 나와 차량에 탄 변창흠 장관. (출처: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11일 발표된 정부의 1차 조사 결과가 국민 눈높이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인사조치 요구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정동 국토발전전시관에서 나와 차량에 탄 변창흠 장관. (출처: 연합뉴스)

장관 사퇴촉구에, 변창흠 “자리 연연 안 하겠다”

요동치는 ‘국토부·LH’, 제대로 된 정책실현 의문

홍남기 “부동산 투기근절대책 빠른 시일내 마련”

전문가들 “LH 업무 분리하고 직원 윤리교육 해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심자로 20명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정부는 신도시 땅 투기 혐의를 계기로 거대 공기업인 LH에 대해서는 해체 수준의 대수술 예고를,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은 변창흠 책임론을 제기하며 압박하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공급대책의 컨트롤타워인 국토교통부와 LH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면서 당장 정책 실행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정부가 LH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관련 조사를 통해 LH 직원의 투기 의심 20건 중 11건이 변창흠 국토부 장관 재직 시절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퇴론이 거세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변창흠 장관은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변 장관 거취를) 심사숙고하겠다”고 언급, 일각에서 제기되는 변 장관 사퇴론 관련해서도 대통령 건의 등 강력한 인사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변 장관은 12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LH의 땅 투기 사태를 두고 책임론이 대두된 것과 관련해 “LH가 근본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 역할이 충분하다고 평가되지 못하면 언제든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변 장관은 현재 사태를 수습하고 2.4 대책 등을 통해 제시된 주택 공급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변 장관은 “공급이 불확실하게 되면 시장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일지 보장할 수 없다”며 “2.4 대책 등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의 사퇴 압박은 물론 국민적 비판 여론이 커지고 그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형국이다. 변 장관에 대한 국민적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어 경질론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국민의 80% 정도가 변 장관을 즉각 해임하거나 자진 사퇴를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변 장관의 ‘제 식구 감싸기’ 식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LH 직원들이 광명 시흥의 공공택지 개발을 모르고 투자했을 것이라고 한 발언이 진심이냐”고 묻자 “내가 아는 경험으로는 그렇다”고 밝혀 비판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정부가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LH 조직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도 주목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LH가) 국민신뢰를 많이 잃은 만큼 환골탈태하는 변화가 절대 필요하다”며 “국민신뢰를 회복해 주택공급 등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도록 강력한 혁신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4일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에 대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장 권한대행 임무를 수행 중인 장충모 LH 부사장은 “일부 직원들의 광명시흥지구 투기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실망을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정부와 합동으로 3기 신도시 전체에 대한 관련부서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현황 전수조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LH공사 서울지역본부의 모습. ⓒ천지일보 2021.3.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4일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에 대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장 권한대행 임무를 수행 중인 장충모 LH 부사장은 “일부 직원들의 광명시흥지구 투기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실망을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정부와 합동으로 3기 신도시 전체에 대한 관련부서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현황 전수조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LH공사 서울지역본부의 모습. ⓒ천지일보 2021.3.4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여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탓을 하며 LH를 해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삼장법사 놀이를 또 해보자면, 원숭이들(여권)은 LH가 MB때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합쳐져서 만들어졌다는 점에 착안해서 MB탓을 할 것”이라면서 “사실 두 기관(주택공사· 토지공사)이 합쳐진 것과 그 안에 부도덕한 직원들이 있는 것의 정확한 논리적 연관관계는 없지만, 마법의 키워드 MB가 있기 때문에 아마 원숭이들은 LH 탄생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LH의 업무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LH는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병하며 출범했다. 작년 기준 LH는 전체 임직원이 9566명, 자산규모가 184조원에 달한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공직자들이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가지고 자기 재산을 축적하는데 이용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며 “직원들의 윤리교육을 철저히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과거 정부에서 업무를 통폐합시킨 것이 문제가 된 거 같다. 토지 정책과 부동산 주택정책, 임대아파트 정책 등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정부가 다 하려고 하지 말고 민간에도 위탁할 수 있는 건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운선 단국대 자산관리학과 교수는 2.4대책 추진 전망과 관련해 “그동안 정부가 24번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만큼, 국토부 장관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투기가 만연되고 혼란스러운데 광명 같은 곳은 3기 신도시를 백지화시키고 새로운 땅을 공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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