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 지난달 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브리핑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2021.02.19.
[워싱턴=AP/뉴시스] 지난달 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브리핑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2021.02.19.

바이든 행정부 고위급 첫 방문

2016년 이후 5년만에 2+2회담

전문가, 방한 배경엔 “동맹 복원”

“압박 아냐… 우선 ‘듣겠다’는 것”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오는 17일 한국을 방문해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갖는다.

조 바이든 신행정부의 첫 고위급 인사 방문인데, 한미관계와 북핵 등 대북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관측돼 주목된다.

◆외교부, 블링컨·오스틴 방한 발표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외교부청사 정례브리핑에서 “블링컨 장관은 오는 17~18일 한국을 방문한다면”서 “아울러 오스틴 장관도 같은 날 방문해 19일 돌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블링컨 장관과 방문 첫날인 17일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한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한미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글로벌 협력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같은 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오스틴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한다. 서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를 공유하고, 다양한 한미동맹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다.

이어 두 장관은 18일엔 제5차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 정 장관과 서 장관과 함께 참석한다.

한미 간 2+2회담이 열리는 것은 2016년 이후 5년만이다. 이들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는 일정도 갖는다.

두 장관은 한국 방문에 앞서 15일부터 17일까지 일본을 찾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및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의 미일안보협의회의(2+2 회담)에 참석한다. 이들이 일본과 한국을 연달아 방문하는 것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동맹 관계를 탄탄히 다지는 등 중국에 대한 견제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차기 국방장관 후보 지명자가 지난해 12월 9일 델라웨어 윌밍턴 퀸 극장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출처: 뉴시스)
로이드 오스틴 미 차기 국방장관 후보 지명자가 지난해 12월 9일 델라웨어 윌밍턴 퀸 극장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출처: 뉴시스)

◆韓 ‘대북입장’ 들으러 오는 듯

한미 간 만남 과정에서 동맹의 비전과 협력 전략도 나누겠지만, 특히 북한과 북핵 문제에 관해 어떤 얘기가 오갈지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에 대해 많은 검토를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간 동맹 복원을 강조해왔던데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만큼 한국 측의 입장을 들으러 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장관의 방한 배경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오바마 행정부 때 2+2 장관급 회담을 새로 만들었는데 이번에 다시 열리는 것”이라면서 “이들의 방문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동맹을 챙기지 않았지만, 다시 동맹 중시 정책 그 중에서도 아시아 중시 정책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 신경 쓰고 있는 상황에서 실무진 중에 제일 높은 위치에 있는 관료가 찾는 것도 상징적”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기본 기조는 동맹을 불편하게 하지 말라는 거다. 일각에선 주장하는 ‘쿼드’ 압박이나 중국 견제 등은 다 낭설이다. 우선은 ‘듣겠다’는데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론 듣는다고 해서 다 정책에 반영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듣는 단계는 분명해 보인다”며 “나아가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이 빠르게 정해질 것이라는 외신 보도들이 나오는데, 그렇더라도 청문회 인준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 안에는 마무리돼 정책에 대한 시그널(신호)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출처: 외교부 홈페이지)
(출처: 외교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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