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다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세타2 엔진 품질비용 충당금과 최근 코나 전기차(EV) 리콜 관련 충당금을 신속히 실적에 반영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 충당금만 합해도 약 3조 8000억원으로 2019년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을 웃도는 수준이다. 정의선 회장도 정몽구 명예회장을 따라 품질경영과 책임경영에 힘쓰는 가운데 품질이슈를 털어버린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대에서 얼마만큼 통할지 주목된다.
◆품질이슈 털어내고 고객 신뢰↑
잇따른 화재로 오는 29일 코나EV 리콜에 돌입하는 가운데 지난 4일 현대차는 약 1조원으로 추산되는 리콜 비용을 LG에너지솔루션과 분담하기로 했다. 이에 현대차는 리콜 비용을 작년 4분기에 반영해 정정공시를 했다. 현대차는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종전 2조 7813억원에서 정정 후 2조 3947억원으로 3866억원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작년 10월 국토교통부가 코나에 대한 첫 리콜 발표 당시 리콜 비용으로 선반영한 389억원을 더하면 총 리콜 분담 비용은 4255억원이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10월 세타2 직분사(GDI) 등 일부 엔진의 품질비용(충당금)으로 현대차 2조 1300억원, 기아 1조 2600억원을 3·4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두 충당금을 합하면 3조 8155억원 규모로 이는 2019년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3조 6846억원)보다 많다.
이같이 충당금을 반영한 데에는 정 회장이 강조한 고객과 품질경영을 실천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품질과 안전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비로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떨어진 고객 신뢰를 높이기 위해 품질과 안전을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오닉5·EV6로 전기차 시장 선점 나서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신성장동력의 한축으로 뽑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아이오닉 파이브)’를 공개했다. 아이오닉5는 국내 사전계약 첫날 올해 판매 목표(2만 6500대)의 90%에 달하는 2만 3760대의 신기록을 세웠으며, 유럽에서도 사전계약 물량(3000대)을 하루 만에 완판하는 등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최초로 적용한 차로 ▲독창적이고 미래적인 디자인 ▲다목적을 위해 혁신적으로 설계된 넓은 실내 공간 ▲환경친화적인 소재와 컬러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충돌 안전성 ▲급속 충전 시스템 ▲무빙 에너지 시스템 개념의 V2L(Vehicle To Load)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및 최첨단 인포테인먼트 사양 등을 적용해 최상의 상품성을 갖췄다.
지난 9일에는 아이오닉5와 함께 E-GMP를 공유하는 기아 ‘EV6’의 윤곽이 드러났다. 기아는 미래지향적인 캐릭터를 독창적으로 구현해 낸 EV6의 티저 영상과 이미지를 공개했다.
EV6는 E-GMP를 기반으로 개발한 기아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 중 첫 모델이다. 기아 전동화 전략의 시작을 알리는 EV6는 전기차에 최적화된 역동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디자인을 구현함으로써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EV6는 이달 말 온라인 월드프리미어 이벤트(세계 최초공개 행사)를 통해 상품성이 공개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에 이어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도 전기차 GV60(프로젝트명 JW)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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