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일본 정치인이 내뱉은 '최악(워스트)의 성차별 발언'으로 "여자는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다"가 선정됐다.

9일 일본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공적 발언의 성차별을 허락하지 않는 모임'이 세계여성의 날(8일)에 맞춰 발표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최악의 성차별 발언을 한 정치인으로 스기타 미오(杉田水脈·53) 자민당 중의원 의원이 뽑혔다.

스기타 의원은 작년 9월 성폭력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 증설 문제가 논의된 자민당 내 모임에서 지원센터 상담 업무에 경찰이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면서 그 이유로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인은 언론 보도로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블로그를 통해 "보도에 나온 것처럼 여성을 멸시하는 취지의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당시 교도통신은 모임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가 스기타 의원의 해당 발언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이 알려진 뒤 성폭력 근절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플라워 데모'가 발언 철회와 사죄,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파문이 일었다.

전체 6천31표 가운데 33.1%(1천995표)가 스기타 의원의 문제 발언을 최악의 성차별 발언으로 꼽았다.

중의원 2선 비례대표인 스기타 의원은 일본 우익 성향 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이사를 맡고 있다.

최악의 성차별 발언 2위에는 지난 2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라고 했던 일련의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위원장) 발언이 올랐다.

모리 전 회장은 당시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결국 사퇴했다.

모리 전 회장 발언을 최악으로 선택한 표는 20.2%(1천216표)에 달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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