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의 교단일기] 지역균형 인재 육성 기본계획은 역차별이다
[최선생의 교단일기] 지역균형 인재 육성 기본계획은 역차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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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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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제2차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 육성 기본계획’을 지난달에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2023학년도부터 지방에 있는 의대, 한의대, 치대, 약대, 간호대와 로스쿨, 의학·치의학·한의학 전문대학원은 지역인재 선발 권고사항 30%(강원 제주는 15%) 비율을 아예 대통령령으로 의무화한다. 또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부터는 비수도권 중학교와 고교를 졸업해야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즉 서울 및 수도권 중학교 졸업생이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자사고에 진학했다가 주변 대학의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할 수 없다.

이 계획이 지방대 살리기와 지역균형 발전이 목적이라지만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대입제도를 이론으로만 검토하고 도입한 탓에 봇물 터지듯이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음에도 또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게 뻔한 제도를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무리하게 도입하는 느낌이다. 국민은 대입제도는 학창시절 공부한 만큼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단순한 제도가 가장 비리가 적고 공정하다고 주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반대로만 가려고 한다. 이런 역차별적인 제도를 시행하려면 선량한 학생이 피해 보지 않도록 충분한 검토를 거치고, 최소한 현재 중학생이 대학을 가는 시기부터 도입해야 한다.

지방대 살리기 명분이라며 의·치·간호대에만 지역인재 선발을 두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런 대학은 이미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이 몰려 경쟁률이 높다. 결국, 지방에 터를 잡고 사는 지역 유지의 자녀나 정치인 등 누군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도입하려는 제도로 의심될 뿐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인터넷 환경 덕분으로 전국 어디에서나 1타 강사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성적 차이는 사는 지역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게 아니고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서 차이가 난다.

단순히 수도권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고, 지방에 살고 있다고 혜택을 받는 걸 공정하다고 여길 국민은 많지 않다. 80년대 대학 진학률이 30%대였는데 현재는 80%가 넘는다. 게다가 출산율 저하로 대학에 진학할 학생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은 도태되는 게 당연하다. 지방대학에 산소호흡기를 꽂아 일시적으로 살리는 것보다 영원히 살아난다는 보장이 없다면 자연적으로 도태되도록 두는 게 현명하다. 서울에 사람이 몰리고 인재가 몰리는 이유는 양질의 기업, 일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방을 살리려면 역차별적인 교육제도를 만들 게 아니라 지방에 양질의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면 된다.

국민은 누구나 자기가 가진 능력에 따라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고 공정한 선발로 합격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에 직업선택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다. 당연히 대학 선택의 자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출신 지역에 따라 차별하는 건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 서울에 산다는 이유로 대학진학에 차별을 받는다면 명백한 역차별이다. 지역인재 의무선발에 해당하는 의·치·간호대나 로스쿨은 실력에 따른 선발과 공부를 해야 비로소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직종이다. 의무 선발 규정으로 실력이 안 되는 학생이 많아지면 질적인 저하도 무시할 수 없음을 간과하고 있다.

자사고 폐지 정책에 전국에서 수재를 모집하는 민족사관고등학교에 강원도 인재를 30% 의무선발하도록 하라는 규정을 도입하려는 것과 같다. 강원도 학생 중에 민사고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인재가 30%가 되지도 않고, 설령 선발됐다 하더라도 하위권을 면치 못해 결국 일반고로 전학을 와야 한다. 민사고의 수준도 낮아지고 민사고에 진학하려는 타 시도 인재의 앞길을 막는 글로벌 인재의 탄생을 막는 망국적인 제도와 비슷하다.

그래도 지역균형 발전 취지로 지역인재 선발을 의무화한다면 이 선발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최하 5년에서 10년간 그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조건을 명시해야 한다. 그 지역에서만 의료·법률행위가 가능한 지역 면허제를 만들어야 지방 살리기 취지에 부합한다.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지역인재로 특혜를 받아 입학해놓고 졸업 후 일자리는 서울로 찾아 올라오면 제도 도입이 무의미하다.

대학입시와 기업에서 블라인드 채용으로 차별을 두지 말라면서 정작 수도권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별을 두는 건 가장 부당하다.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 졸업해 서울 살고, 열심히 노력해 기업을 성장시켜 부자로 사는 게 적폐가 되는 세상이니 별 희한한 제도가 다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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