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칼럼] 한국이 일본 중국 넘어 ‘콘텐츠 대국’ 되는 이유
[대중문화칼럼] 한국이 일본 중국 넘어 ‘콘텐츠 대국’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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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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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4대 천황은 2000년대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한국 남자 배우 4인, 즉 배용준, 장동건, 이병헌, 원빈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후 2010년대 들어서 신한류 4대 천황이 등극했는데 이민호 ,김수현, 이종석, 송중기 등이 여기에 속했다. 중화권에서는 5대 천황을 꼽기도 한다. 원래 이 4대 천황은 홍콩 배우 네 명을 지칭한 데서 비롯했다. 즉 1990년대 홍콩 스타 4대 천왕 유덕화, 여명, 곽부성, 장학우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더 이상 홍콩에서는 4대 천황이 탄생하지 못한다. 자유롭게 창작을 하던 토대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에 홍콩이 귀속된 것이 결정적이다. 2020년 중국은 홍콩에 대해 보안법을 시행했고 올해 선거법도 바꾸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어려워졌다.

그 홍콩을 한국이 대체한 지 오래고 올해는 더욱 그러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고, 그 대표 기업이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전진 기지이자 아시아의 확산 근거지로 다른 국가가 아닌 한국을 선택했다. 올해만 한국에 56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5년간 7700억원 투자한 것에 비할 때 그 액수가 대폭 증가했다. 그만큼 지난 5년간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의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드라마 ‘킹덤’은 물론이고 최근의 ‘스위트홈’에 이르기까지 K콘텐츠의 입지를 확실히 구축해 줬다. 이렇게 K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자유로운 창작적 토대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토대는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다. 민주화의 결과이기도 하면서 창작을 방해하는 제도를 꾸준히 개선해 왔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것은 1996년 헌법재판소 재판소 판결이다. 헌재는 구 영화법 제12조 등이 헌법 제 21조에 규정한 언론 출판의 자유에 따른 검열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위헌 결정을 했으며, 아울러 음반 사전심의가 철폐된다. 이로써 영화와 음악에 대한 사전 검열이 없어지고 좀 더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해졌다. 만약 이런 조치들이 없었다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작품, 감독, 각본, 국제영화상을 받는 것은 불가능 했을지 모른다.

세계를 누비고 있는 방탄소년단도 마찬가지다. 오는 15일 그래미 어워즈에서 단독 무대 공연을 하는 가운데 수상 여부도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의 수상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 등 한국의 케이 팝이 세계의 음악 트렌드를 융합할 수 있는 바탕도 이런 민주적인 창작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여성들의 관점과 세계관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왔다. 한강과 정유정, 백희나, 황선미, 김금숙, 김이듬 등 한국 문학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 상황은 나쁘다. 미얀마 군부의 재등장과 유혈 진압의 뒤에는 중국이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미얀마도 자유로운 창작과 그 활동이 불가능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인터넷도 통제하는 중국이 홍콩에 대해서 강압적인 조치를 연이어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전 홍콩의 문화 르네상스는 오지 않을 것이다. 14억 대국 중국이 콘텐츠 대국이 못되고 마는 것은 이유가 있다. 일본도 사회가 강자중심으로 정체된 지 오래라 창작적 활력이 없다.

일본만이 아니라 중화권에 권하고 싶은 문장이 있다. 1996년 헌법재판소의 판결문 가운데 일부이다.

“영화도 의사표현의 한 수단이므로 영화의 제작 및 상영은 다른 의사표현수단과 마찬가지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한 보장을 받음은 물론, 영화는 학문적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예술표현의 수단이 되기도 하므로 그 제작 및 상영은 학문·예술의 자유에 의하여도 보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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