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신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LH 본사 곳곳이 락스·계란·천일염 등으로 얼룩졌다.
시민단체는 지난 8일 “집값 폭등에 코로나까지 겹쳐 힘겹게 살아가면서도 내집 마련 꿈을 이뤄보려는 서민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더러움을 씻는 락스와 천일염을 회사를 대표하는 표지석에 뿌리고 해충제를 분사해 불로 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농민들은 이어 LH 본사임을 알리는 표지석에 ‘LH한국농지투기공사’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두르고 준비한 계란을 내던지며 분노를 표출했다.
LH 총무처장과 부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저항을 뚫으면서 분노가 한층 끓어오른 농민들의 계란 투척에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이어 농민들은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본사 국기 게양대에 ‘농지투기공사’라고 적힌 깃발을 게양하며 건물 벽에 남은 계란 수십여개를 마구잡이로 내던지며 분노를 터뜨렸다.
이들은 시위를 마치고 나오면서도 ‘세상 모든 가치가 시작되는 LH, 희망의 터전을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새겨진 기념비에 계란을 던지는 등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헌법 121조는 경자유전(농사짓는 사람만 땅 소유)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지만 현행법에는 빈틈이 있다”며 “이를 악용해 LH 직원이 ‘토지 경매 1타 강사’로 나서 비농민이 농지를 소유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투기꾼들과 농업법인을 설립해 대규모 투기를 벌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괄책임자로서 내부정보에 의한 부당이익을 취하려 한 투기 관련자들을 비호한 자격 없는 변창흠 국토부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하며 농지관리의 책임을 수수방관한 무능하고 무책임한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도 경질하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날 ▲농지법 전면 재개정 ▲국토부장관 즉각 사퇴 ▲농식품부장관 경질 ▲농지소유 LH직원 전면 공개 ▲농민에 대한 공식사과 ▲투기꾼 소유농지 즉각 몰수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