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은행, 당기순익 11.5%↓… 코로나 대손비용 증가 영향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1조 6000억원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부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한 탓이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조 3000억원으로 전년(13조 9000억원)에 비해 1조 6000억원(11.5%) 감소했다. 이자이익은 전년(40조 7000억원)보다 5000억원(1.2%) 증가한 41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자마진(NIM)은 1.41%로 전년에 비해 0.15%p 하락했다.

NIM의 하락에도 이자이익이 증가한 것은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대출)’ 등의 영향으로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9.7%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4분기 순이자마진은 1.38%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전년(6조 6000억원)보다 8000억원(11.7%) 증가한 7조 3000억원이다. 금리하락에 따라 유가증권 관련이익이 4000억원 증가했고 환율 변동성 확대로 외환·파생상품 관련 이익도 4000억원 늘었다.

다만 신탁관련이익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영업 위축 등으로 3000억원 감소했다. 전년 대비 자산·자본이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이 1조 6000억원 감소한 탓이다.

국내은행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전년(23조 7000억원) 대비 5000억원(1.9%) 증가한 24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건비는 4000억원 증가한 데 비해 물건비는 253억원 늘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7조원으로 전년(3조 7000억원)보다 3조 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국내은행이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해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대손비용이 전년보다 88.7% 증가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영업외손익은 –9000억원으로 전년(-1조 1000억원) 대비 손실폭이 3000억원 축소됐다. 법인세 비용은 4조 2000억원으로 당기순익 감소 등으로 전년(4조 9000억원) 대비 7000억원(13.5%) 줄었다.

한편 인터넷은행은 올해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케이뱅크는 적자를 유지한 데 반해 카카오뱅크가 흑자폭을 확대하면서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