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스위스)=AP/뉴시스]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행동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스위스 국민당(SVP)의 모니카 뤽제거-허슐러 의원이 7일 베른에서 지지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스위스 유권자들은 7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일부 이슬람 여성들의 니캅이나 부르카, 시위대의 스키 마스크나 반다나 착용 등 얼굴을 가리는 행동을 금지하는 안을 51.2%의 찬성으로 가까스로 통과시켰다.2
[베른(스위스)=AP/뉴시스]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행동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스위스 국민당(SVP)의 모니카 뤽제거-허슐러 의원이 7일 베른에서 지지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스위스 유권자들은 7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일부 이슬람 여성들의 니캅이나 부르카, 시위대의 스키 마스크나 반다나 착용 등 얼굴을 가리는 행동을 금지하는 안을 51.2%의 찬성으로 가까스로 통과시켰다.2

[천지일보=이솜 기자] 스위스에서도 앞으로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나 니캅처럼 얼굴을 전체적으로 가리는 것이 금지된다.

7일(현지시간) 이날 치러진 국민투표 공식 결과에 따르면 이 제안은 유권자의 51.21%와 전국 26개주 중 과반의 지지를 얻어 관련 조항이 헌법에 도입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에 거리, 사무실, 대중교통, 식당, 상점 등에서 얼굴을 가리면 최고 1만 스위스프랑(약 12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다만 예배 장소와 날씨, 카니발 등 ‘현지 풍습’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건강과 안전을 위해 얼굴을 가리는 경우는 제외다.

부르카와 니캅은 얼굴을 천으로 가리는 이슬람 여성의 전통 복장이다. 스위스 국민당 등 여러 단체가 내놓은 이 제안은 구체적으로 이슬람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며 스위스 언론들은 이를 ‘부르카 금지법’으로 불러왔다.

스위스 일부 종교 단체, 인권, 시민 단체들은 이번 법안을 비난해왔다고 CNN은 전했다. 스위스의 모든 주요 종교공동체를 대표하는 스위스 종교협의회는 올해 초 이 제안을 규탄하면서 종교의 자유에 대한 인권은 복장규범 등 종교적 관행을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이 제안이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2007년부터 스위스에서 이슬람을 연구해온 루체른 대학의 안드레아스 퉁거자네티 연구원의 신간에 따르면 스위스에서는 사실상 아무도 부르카를 입지 않고 있으며 니캅을 착용하는 사람의 수는 기껏해야 30명 정도다.

스위스 인구 860만명 중 이슬람 교도는 약 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터키, 보스니아, 코소보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등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공공장소에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복장을 전면 또는 일부 금지하는 ‘부르카·니캅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1년 공공장소에서 부르카와 니캅을 금지한 최초의 국가였다. 유럽인권재판소는 2014년 이 법을 승인했다. 2018년 유엔 인권위원회는 이 금지법이 이슬람 여성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그들을 집에 가둬놓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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