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이 5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대통령 관저에서 바흐람 살레 대통령의 환대를 받고 있다. (출처: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이 5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대통령 관저에서 바흐람 살레 대통령의 환대를 받고 있다. (출처:AP/뉴시스)

“이라크 모든 종교인 보호받아야 할 권리 있어

종교와 소수민족을 제거 대상으로 생각지 말라”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와 치안 불안 등 위험한 여건 속에서 천주교 역사상 최초로 이라크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폭력과 극단주의를 멈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AP, AFP,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바그다드 국제공항을 통해 이라크에 도착한 교황은 바흐람 살레 이라크 대통령을 만나 “폭력과 극단주의와 파벌과 편협한 행위가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라크는 전쟁의 참담한 여파와 테러리즘의 고통, 종파 갈등을 겪고 있다”면서 “이는 종종 다른 인종, 종교집단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근본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짚었다.

또 그는 “이라크의 모든 종교인은 시아파, 무슬림 같이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며 “종교와 소수민족을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닌 보호할 소중한 자원으로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3박 4일 일정으로 오는 8일까지 이라크에 머물 계획이다. 수도 바그다드와 나자프, 우르, 아르빌, 모술 등을 방문해 현지 기독교 사회 지도자와 신자들과 만남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천주교 역사상 최초로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와의 첫 만남도 예정돼 있다.

이라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사회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기독교인만 140만명에 달했지만, 지난 2003년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해외로 이주하는 등 뿔뿔히 흩어져 현재는 25만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공격으로 수많은 기독교인이 거처를 잃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교회들이 훼손됐다.

교황의 이번 방문은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이라크의 정치·종교 지도자들에게 평화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2019년 중반에도 이라크 방문 의지를 피력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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