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선 천도교 영등포 교구장.ⓒ천지일보(뉴스천지)

 

이상선 천도교 영등포 교구장 인터뷰

[천지일보=이길상 기자] “무지개가 일곱 가지 색깔이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합니다. 만약 무지개가 한 가지 색만 있다면 누가 아름답다고 하겠습니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적이며 똑같은 사회는 죽은 사회’라고 정의하는 한 사람이 있다. 그는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그것이 존중되는 사회가 천국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는 고등하교 교사이자 천도교 교구장으로서 1인 2역을 감당하고 있는 이상선(62) 천도교 영등포 교구장을 만나 그의 신앙이야기와 인생철학을 들어봤다.

◆대학 시절 만난 천도교
이상선 교구장은 전통적인 유교집안인 경주이씨 종가에서 태어났다. 그의 증조부께서는 서당을 운영했기 때문에 과천 지역에서 그의 집안은 선생님댁으로 통했다. 그러나 종교에 대한 집안의 분위기는 개방적이었다.

이 교구장은 대학 시절 기독학생회 활동을 했지만 적극적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운명적인 만남이 대학 4학년 때 찾아왔다. 우연한 기회에 북한 출신의 천도교인을 만난 것이다.

그 사람은 “천도교에 도(道)는 있는데 이 도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며 “사상과 철학으로 천도교를 생각할 뿐이지, 진짜 수도를 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천도교가 모든 것을 이끌어 갈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천도교를 하려면 주문을 외우면 된다”는 그의 말을 들은 이 교구장은 60살이 넘어서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한 이 교구장은 경기도의 한 공업고등학교에 교사 발령이 났지만 그것을 포기하고 광산 사업을 하러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여러 가지 이유로 광산 사업을 그만두게 된 그는 입대를 했다.

제대 후 이 교구장은 강원도 정선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시골 생활을 자원했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었지만 그의 가족들은 많이 불편해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이 문제를 종교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그가 종교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대학 때의 인연으로 천도교 교구를 찾아가 입교를 했다.

◆천도교, 수련 없이 발전 없다
이 교구장은 천도교에 입교해서 월산 김승복(1926~2004) 선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는 영등포 교구에서 운영하는 ‘화악산 수도원’에 가서 월산 선생의 강의를 자주 들었다. 젊은 사람들이 월산 선생의 강의를 들으러 많이 왔다고 한다.

이 교구장은 월산 선생으로부터 “천도교는 수련 없이 발전할 수 없다. 모두가 하나다”라는 것을 배웠다. 불교에 ‘선’이 있고, 기독교에 ‘기도’가 있듯이 천도교에 수련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간절히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수련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내 그릇이 작아져 큰 것을 두고도 작은 것만 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교구장은 “월산 선생은 ‘지금 이 사회가 이런데 가만히 있으면 되겠습니까, 지금 천도교에 많은 사람이 오면 가르칠 사람 있습니까’라며 말했다”며 “지금 나 자신이 너무 미흡하다. 천도교에 탁명(託名)이나 해 놓은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면서 다시 한 번 열심을 낼 것을 다짐했다.

이 교구장의 주위에는 열심히 수련하는 젊은 교인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천도교에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남을 돕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이다. 남을 도울 수 있는 천도교인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남을 이롭게 해줌으로써 내가 이롭다는 것이 천도교”라며 “‘수련하는 교구만이 발전하고 부흥할 수 있다’는 천도교 임운길 교령의 말대로 나부터 수련에 앞장서야 겠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도를 전하는 포덕의 가장 좋은 방법은 행실을 바르게 하는 것이라는 게 이 교구장의 판단이다. 자기의 행실이 바르지 못하면서 포덕을 하면 상대방이 ‘너나 잘해라’고 한다는 것이다. 가정도 충실히 돌아봐야 하며 직장 및 사회생활을 할 때도 다른 사람이 닮고 싶다며 따라올 수 있을 정도가 돼야 도가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상대 단점 지적보다 장점 살려줘야
남을 판단하고 지적하는 것보다 상대의 단점을 보완해 주고 장점은 살려주는 천도교인이 돼야 천도교에 발전이 있다고 이 교구장은 말한다. 또한 생각보다는 행하는 교인이 되자는 이 교구장은 천도교에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게 하자고 말한다.

그는 “음식점도 잘 되려면 손님이 찾아오는 것이다. 천도교도 먼저 온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고 사랑을 실천하면 많은 사람들이 천도교를 찾아올 것이다. 구석구석에 젊은 인재가 자라고 있다. 수련 문화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천도교의 희망을 얘기했다.

이 교구장은 지도자의 덕목으로 언행일치를 첫째로 꼽았다. 이는 이 교구장도 반드시 실천해야 할 덕목이다. 또한 천도교인이라며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는 앞장을 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교구장은 큰일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보다는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 행함으로 본을 보이는 천도교인이 되자고 당부하고 있다. 이 교구장은 영등포 교구를 24시간 개방하는 등 ‘교구의 수도원화’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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