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포커스] “절대 날 이단규정 못해”… 전광훈 목사 못끊는 한국교회?
[종교포커스] “절대 날 이단규정 못해”… 전광훈 목사 못끊는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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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체포 국민특검단’ 주최로 열린 문 대통령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2.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체포 국민특검단’ 주최로 열린 문 대통령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2.16

예장통합 등 대형 개신교단들

전광훈 목사 이단 규정 전격 보류

 

전 목사 지지자들 의식했나

“교단 총대 대개 보수 성향”

정치적 선택 했단 지적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국내 대형 개신교단들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이단 규정 여부에 대한 논의를 보류했다.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 등 신성모독적인 발언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음에도 대형교단들이 전 목사를 쉽게 이단으로 규정 못 하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선 교단 지도자들이 전 목사와 정치적 지향점이 같기 때문이 아니냔 분위기가 흐른다.

최근 예장통합은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이단성 연구 조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전 목사가 소속된 예장 대신복원이 “총회 차원에서 전 목사 신학 사상을 조사하고 문제가 있다면 교단 차원에서 지도하겠다”며 조사 보류를 요청하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개신교계 언론인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전 목사가 작년 ‘하나님 까불면 죽어’라고 말해서 논란이 됐는데 ‘하나님께 까불면 죽는다’는 말을 하려다 ‘께’가 빠진 것”이라면서 “표현이 거칠었을 뿐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관계자는 목회적 현실을 고려했을 때 전 목사를 이단으로 지정하는 게 쉽지 않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전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할 경우, 그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교회를 떠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그는 “유튜브를 보면 (전 목사 채널로) 주일예배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면서 “그런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총회대의원(총대)도 60세 넘은 사람이 대부분인데, 전 목사를 따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들이 가만히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현재 예장통합 외에도 주요 교단들이 전 목사의 이단성 연구에 대한 논의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앞서 예장합동은 지난해 11월 전 목사에게 ‘엄중 경고’하고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수준에서 관련 논의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개신교단인 예장고신 역시 지난해 10월 총회에서 “전 목사를 따르고 있는 수많은 교인이 이단 옹호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1년간 조사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교단 내부에선 전 목사의 주장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심지어 지난해 2월 8일 8개교단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협의회는 전 목사를 비신학적이고 반성경적 인물로 규정하고 목회자와 교인들에게 교류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뿐만 아니라 예장고신과 합동 등 교단 내 이단대책위원회에서도 지난해 교단 총회 당시 “전 목사 말과 신학에 이단성이 있다”고 총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당시 이들 교단 총회에서는 이를 확정하지 않고, 1년간 전 목사의 이단성에 관한 연구를 더 하겠다고만 결론을 냈다.

내부의 비판에도 한국 주요 개신교단 지도자들이 전 목사에 대한 이단 규정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전 목사와 한국교회의 정치적 성향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란 시각이 나온다. 실제로 전 목사의 측근인 한기총 소속 한 목사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교단 총대들이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 목사님의 이단 규정이 절대 이뤄질 리 없다”고 확신하기도 했다.

사실상 전 목사 이단 규정이 무산되면서 이에 대한 내부의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일각에선 한국교회가 전 목사의 정치적 활동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꼴이 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교회가 이단 연구를 보류한 상황에서 향후 전 목사의 언사는 더욱 과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목사는 지난 2일 설교에서 “한국교회가 날 이단으로 (규정)할 줄 아느냐”면서 “통합 측이나 큰 교단에선 엊그저께 전광훈 이단논쟁은 영구히 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며 호기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한국의 내로라 하는 신학자들이 다 전광훈을 점검했다”면서 “심지어 2000년 교회사에 주경학적으로 전광훈 같이 깊이 들어간 사람 없다고 신학자들이 다 그렇게 말하더라”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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