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어패럴’ 강수진(탈북여성인권연대) 대표 인터뷰

[천지일보=김지현 기자] 평양에 고향을 둔 강수진(46) 씨는 1999년 2월 중국에 있는 친척집에서 선교사를 만나 황장엽 선생 회고록과 KAL기 폭파사건 관련 김현희 씨 책을 받았다.

강 씨는 그 책을 읽으면서 북한의 실체를 알게 됐고 탈북을 결심했다.

2001년 탈북을 시도했으나 중국공안에 체포, 북송됐다가 다시 탈북 해 2002년 4월 한국에 입국했다.

현재 친정아버지와 여동생, 딸이 한국에서 살고 있다. 이 딸은 10년 만에 데려왔고 현재 미국유학 중이다. 강 씨는 2003년 한국간호학원을 졸업하고 종합병원에 취직했다.

그가 처음으로 간호조무사로 취직해서 일할 때 하루에도 수십 번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이 있었다.

그것은 북한 사투리 때문에 탈북자라는 것이 드러날까 봐 항상 단답형으로 대답하고 표현을 자유롭게 하지 못한 것이다.

자신감 없이 늘 위축돼 있었고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주변에서 무시 받는 느낌에 동료와 크게 싸우고 나서 고민 끝에 탈북자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후 그는 더 예의를 갖추고 겸손하게 인사하며 일하게 됐다. 이 병원 일을 그만두면 한국에서 할 일이 없다는 각오로 강 씨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했다.

현재 탈북여성인권연대 대표로 활동하며 ‘희망어패럴’을 운영하고 있는 강수진 대표는 “남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 여성들에게 취업의 문을 열어주고 싶어 미 국무부 후원으로 취업학교를 열고 사전 교육을 했다”고 말했다.

의류업체 ‘수진 어패럴’에서 탈북 여성을 고용하기 시작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이후 서울시 후원을 받아 또 다른 의류업체 ‘희망 어패럴’을 세웠다.

현재 강 대표는 60여 명에게 급여를 주는 사장이 됐으며 탈북자들의 정착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강 대표는 “직원 중 북한이탈주민이 30% 정도지만 향후 수익이 늘어나면 더 많이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2년도에 한국에 들어와서 정착한 지 9년째 되는 강 씨는 “대한민국에 감사한다.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면 그 대가를 주는 사회적 환경이 좋다”고 말했다.

강 씨는 정부와 국민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2만여 명의 탈북자들은 자기들의 생존을 위해서 한국에 왔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다”며 “통일 미래를 대비해서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특히 일자리 제공에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강 대표는 탈북자들에게 “한국사회에서 탈북자들을 편견을 가지고 대한다고 생각하기에 앞서 그런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바꾸고 당당한 자세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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