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시대를 초월해 깊은 감동을 주는 명화 100작품에 담긴 예술혼과 역사적 의의, 에피소드를 알기 쉽게 설명한 입문서다. 책은 각 명화를 통해 각 시대의 예술적 특징은 무엇인지, 미술과 회화 속 구도 배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등의 배경 지식을 소개한다.

가령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편에서는 그림 속 예수를 중심으로 열두 제자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가룟 유다가 들고 있는 주머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등을 설명한다. 독자가 이 부분을 읽고 나면 빌립이 왜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스승을 향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지와 같이 그림 속에 녹아 있는 세세한 부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의 모델이 됐던 인물의 비극적인 일화도 함께 담아 흥미를 이끈다.

책이 소개하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일화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깃거리다. <별이 빛나는 밤>과 같이 개성 있는 명작을 그린 반 고흐는 생전에 자신의 그림 중 데생화 한 점밖에 팔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매에 나와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세계의 유명한 회화 작품 목록 1~5위 중 고흐의 작품이 세 점이나 된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다.

한편 고흐를 위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별이 빛나는 밤>을 감상해야 한다. 그림을 보면 과감하고 힘 있는 필치로 하늘의 움직임과 나무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 매우 격정적이며 과장돼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짙은 쪽빛과 오렌지색, 노란색 등 온유하고 고요하며 따스한 밤을 연상시키는 색채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러한 회화 기법은 고흐의 내면세계와 깊은 관계가 있다.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열정적인 예술혼을 지녔던 고흐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외면 속에서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끊임없이 의심해야만 했다. 이런 탓에 고흐의 초기 작품은 비교적 어둡고 가라앉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기로 가면 점차 명랑해지는데 이는 일부러 밝고 희망적인 자기 암시를 걸기 위한 노력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은 결실을 맺지 못한다. 1890년 7월 27일 빈센트 반 고흐는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우지에 편저 / 꾸벅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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