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
“어떤 위치든 국민보호 온힘”
여권 중수청 추진에 강경 대응
임기 589일 만… 142일 남아
[천지일보=홍수영·원민음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2시 대검찰청 현관 앞에서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윤 총장은 이날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저는 우리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던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셨던 분들, 날선 비판을 주셨던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이 총장직에서 물러나는 건 지난 2019년 7월 25일 임기를 시작한 지 589일 만이다. 임기는 142일 남긴 상태다.
윤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도입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려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시도에 적극 반발했다.
지난 2일 윤 총장은 국민일보 인터뷰를 통해 “(중수청은) 검찰을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 폐지하려는 시도다. 갖은 압력에도 검찰이 굽히지 않으니 칼을 빼앗고 쫓아내려 한다”며 “나는 어떤 일을 맡든 들 직을 걸고 해 왔다.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야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사퇴 의사를 처음 표명했다.
중앙일보 기사를 통해선 “검찰총장직이 뭐가 대단하냐. (검사가) 일을 똑바로 하는 게 중요한 거지”라며 “인사에서 좋은 자리를 보내준다고 사건 수사를 접을 거냐. 난 검사장이든 총장직이든 대단한 자리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간 윤 총장은 총장 임기를 끝까지 지키려 했다. 지난해 10월 22일 대검 국감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일이 벌어지고 나서, 4.15 총선 이후에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사퇴 얘기가 나왔을 때도 (문재인 대통령께선)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흔들리지 말고 임기 지키며 소임 다하라고 하셨다”며 “제가 임기 동안 할 일 충실히 하는 것이 임명권자에 대한 것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 번의 수사지휘와 징계 국면에서도 버티던 윤 총장은 결국 이날 사표를 내며 남은 임기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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