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 텍사스 댈러스 오크클리프 감리교 병원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텍사스는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출처 : 뉴시스)
지난 2월 4일 텍사스 댈러스 오크클리프 감리교 병원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텍사스는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출처 :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텍사스주 그렉 애벗 주지사는 오는 10일부터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를 해제하고 모든 업장들의 완전한 영업을 허용하겠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애벗 주지사는 이날 “이제 텍사스를 100% 개방할 때가 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갑자기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런 조치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전염성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텍사스에서 가장 큰 도시인 휴스턴에서 확산되면서 이 같은 조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애벗 주지사는 작년 3월 주 재개방을 했다가 여름에 하루 확진자가 6천명이 나오는 등 폭증하면서 7월에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를 적용했다. 이후 확진자 감소세가 보이자 10월 초 애벗 주지사는 식당과 술집에 대한 규제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바로 미 전역에서 세 번째 확산 파도가 덮쳤고, 텍사스에서는 하루 2만 3천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최악의 순간에는 하루 30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사망하기도 했다.

최근 몇 주 동안 텍사스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줄었다. 그러나 일주일 평균 확진자가 8천명이 넘는 등 여전히 많은 수의 환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미 전역서 재개방 물결… “규제 해제에 신중해야”

텍사스의 이번 발표는 미시간,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주를 포함한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규정이 해제되면서 나온 것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줄고 백신 프로그램이 이어지면서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며칠 사이 재개장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

시카고에서는 이번 주 수만명의 아이들이 공립학교에 등교했고, 지난 3월부터 문을 닫은 도시 주변의 공원과 운동장도 개장했다. 미시시피도 마스크 의무 조치를 해제했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식당도 제한 없이 운영을 시작했으며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는 대규모 모임의 제한을 없앴다. 샌프란시스코는 실내 식당, 박물관, 영화관, 체육관에 대해 제한적 재개장을 허용했다. 플로리다와 사우스다코타 같은 주에서는 학교와 사업장이 몇 달째 문을 열고 있다.

오랜만에 학교에 간 학생들, 일상을 시작한 시민들은 기쁨을 표하고 있다.

작년 휴업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소유하고 있던 바 5개를 폐쇄하고 직원 80명을 해고했던 잭 메드포드(38)는 주 정부가 30%의 손님을 받도록 허용하자 옛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고 재고를 확인했다. 지난 달 26일 그는 가게 문을 열고 일년 동안 보지 못했던 단골손님을 맞이했다.

워싱턴주 일부 카운티에서도 영화관의 재개관을 허용했고, 이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닉 버처(36)는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상영회에 3일 연속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 그는 매점에서 M&M 초콜릿을 사고 관중석에서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앉아 마치 거의 일상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NYT에 전했다.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최근 회복한 버처는 “이번 주는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거의 처음으로 사무실에 출근한 주”라며 기대를 표했다.

그러나 연방 보건 당국은 주와 지역 지도자들이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변이 바이러스는 우리와 발전에 있어 매우 실질적인 위협”이라며 “주 정부들이 봉쇄 조치를 축소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지난 1일 말한 바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1월 이후 미 전역의 코로나19 환자 수는 급격히 개선됐지만, 지난 한 주 동안 확진자 수는 증가했으며 미국은 여전히 작년 여름 급증 시기 정점에 버금가는 하루 평균 6만 5천건 이상의 신규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하루 평균 코로나19 사망자도 2천명 이상이다.

보스턴 공공보건대 역학 전문가인 로버트 호스버그는 NYT에 “우리가 마지막 큰 파도와 코로나19가 매우 드물어지는 시기의 시작 사이에 있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우리는 알 수 없다. 나는 4~6주 정도만 더 버틸 것을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존스 홉킨스 보건센터의 역학조사관인 제니퍼 누조도 주들이 너무 서둘러 재개장해서 느슨해진 규정이 새로운 확진자의 급증으로 뒤따랐던 과거 상황과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봐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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