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도청 진주환원 시민운동본부’가 3일 옛 경남도청 정문인 진주 영남포정사 문루에서 출범식을 열고 도민들의 염원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도청 진주환원 시민운동본부’가 3일 옛 경남도청 정문인 진주 영남포정사 문루에서 출범식을 열고 도민들의 염원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

도청환원 시민본부 출범

“경남도 동-서 불균형 심각”

창원시, 광역시급 재량 부여

“도청 있던 진주로 환원해야”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각계각층의 진주시민들로 구성된 ‘경남도청 진주환원 시민운동본부’가 3일 옛 경남도청 정문인 영남포정사 문루에서 출범을 선언했다.

도청 진주환원 추진본부는 낙후된 서부경남을 발전시키고 잃어버린 역사를 바로 세우자는 기치를 내건 단체로 지역의 원로, 사회단체장, 문화예술인, 체육인, 상공인 등 각계 대표들로 구성돼 있다.

운동본부 대표로 선출된 배우근 전(前) MBC경남 국장은 “도청이 일제에 의해 부산으로 강제이전한 지 100년이 다 돼간다”며 “잘못된 역사로 인해 진주와 서부경남은 균형발전에서 소외되고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북은 대구가 광역시 승격 후 도청을 안동으로, 전남은 광주가 광역시로 승격되며 무안으로 도청을 옮겼다”며 “최근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창원은 특례시가 돼 독자적 지위를 누리게 된다. 도청이 창원에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과거 진주시는 1895년부터 30년간 도청소재지였지만 1925년 일제에 의해 수탈을 쉽게 하고자 부산으로 도청을 이전한 바 있다. 이후 부산이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도청은 창원으로 재이전했다.

그동안 민간인 중심의 도청환원운동은 과거에도 진주에서 2차례 전개됐다.

지난 1964년 부산의 직할시 승격 후 경남도청의 마산 이전계획이 발표되자 250명의 시민대표가 참여한 1차 환원 운동이 펼쳐졌다. 또 1977년 정부의 경남도청 창원이전 계획이 언론 보도되자 46명의 시민들이 진주환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동을 펼쳤으나 결국 무산됐다.

운동본부는 “‘경남도청 진주환원’은 일본제국이 우리나라의 행정을 짓밟던 것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역사바로세우기’에 해당한다”며 “세번째 시민운동인 만큼 일제가 강제로 부산으로 이전시킨 도청을 원래 있던 진주로 옮기고 서부청사와 합쳐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도청 진주환원 시민운동본부’가 3일 진주YMCA 대강당에서 발대식과 창립총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도청 진주환원 시민운동본부’가 3일 진주YMCA 대강당에서 발대식과 창립총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

앞서 국회는 인구 100만 대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경남 창원시(104만명)를 비롯한 경기 수원(119만명)·고양(107만명)·용인(106만명) 등 전국 4개 도시가 내년에 특례시로 지정될 전망이다.

도에 따르면 경남은 1970~80년대 국가 산업화 정책에 따라 창원, 김해의 동부경남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 결과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경남의 면적은 경남 전체의 60%가 넘지만 인구와 총생산은 20~25% 수준에 불과해 동서 간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경남도는 이러한 불균형 성장을 개선하고 지역을 고루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2015년 12월 진주시에 서부청사를 개청했다. 현재 경남도청 환경산림국 등 3개국을 비롯해 산하기관인 농업기술원, 인재개발원, 보건환경연구원 등이 진주로 이전한 상태다.

운동본부는 “도청이 있었던 부산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 창원은 100만명의 대도시로 발전했으나 서부경남 대다수 지자체는 인구소멸의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태다. 도청이 진주로 이전해 경남 전체의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진주시장, 지역 국회의원, 도지사 면담과 함께 시민 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칠 계획”이라며 “도청환원을 통해 진주와 서부경남 발전에 교두보를 마련하도록 도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경남도청의 정문 진주 영남포정사와 진주에 있던 도청의 여러 건물들. ⓒ천지일보 2021.2.9
과거 경남도청의 정문 진주 영남포정사와 진주에 있던 도청의 여러 건물들. ⓒ천지일보 20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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