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2.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2.28

3.1 독립선언서 해외에 알린
테일러 쓴 서양식 가옥 복원
 

일본에 맞서 북촌 한옥 지은
정세권 기리는 역사관 건립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3월은 특별한 달이다. 일제 치하에 있던 우리 민족이 1919년 독립의사를 만방에 알렸고, 고종 황제가 1893년 태극기를 정식 국기로 선포했기 때문이다. 안중근 의사 순국일(3월 26일)도 담겨 있다. 그런데 올해 3월은 유난히 우리 역사의 소중함을 깨닫는 달이다. 최근 중국이 우리 전통의 김치, 한복 등을 자신의 문화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자 이를 바로잡기 위한 국민의 역사의식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3월에 우리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해 살펴봐야 하는 전시관과 역사관 등을 소개해봤다.

앨버트 테일러 가옥 ‘딜쿠샤’ 전경(2021년 현재) (제공:서울시) ⓒ천지일보 2021.3.3
앨버트 테일러 가옥 ‘딜쿠샤’ 전경(2021년 현재) (제공:서울시) ⓒ천지일보 2021.3.3

◆3.1 독립운동 정신 담겨

먼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독립운동을 알리는 전시가 매년 진행되고 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1908년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이라는 이름으로 개소된 이래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고난을 치른 역사 현장이다. 특히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에는 민족대표 33인을 포함한 수천 명의 애국지사가 수감됐고, 유관순 열사가 순국하기도 한 의미 있는 장소이다. 서대문형무소의 변천사와 역사적 자료는 물론, 취조실 등도 재현해 놓아 역사관 곳곳을 둘러보는 것에서도 우리 역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현재 ‘2021 이달의 독립운동가’ 전시도 열리고 있다.

서양식 가옥인 ‘딜쿠샤’도 복원돼 3월부터 국민에게 공개됐다. 이 가옥은 1923년 앨버트 W.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가 사용하던 곳이다. 테일러는 1896년(고종 33) 조선에 들어와 평안도 운산 금광 감독관을 지내고 충청도의 직산 금광을 직접 운영한 광산 사업가였다. 특히 그는 일제강점기 미국 연합통신의 임시특파원으로 3.1운동 독립선언서를 해외에 가장 먼저 타전했고, ‘제암리 학살사건’도 해외에 보도했다.

딜쿠샤가 공개된 것은 테일러가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되고 방치된 지 약 80년 만의 일이다. 딜쿠샤는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로, 테일러의 아내 메리 L. 테일러(Mary Linley Taylor)가 붙인 이름이다.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된 ‘데니태극기’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천지일보 2021.3.3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된 ‘데니태극기’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천지일보 2021.3.3

◆가장 오래된 태극기 공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태극기(등록문화재 제382호)’도 이달 8일까지 특별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에 따르면, 데니태극기는 고종(재위 1863~1907)이 외교고문이었던 미국인 데니(Owen N. Denny, 1838~1900)에게 하사한 태극기다. 데니는 1886년 청나라 리훙장(李鴻章, 1823~1901)의 추천으로 외교고문이 됐는데, 청나라의 부당한 간섭을 비판하고 조선이 주권독립국임을 주장했다. 이 일로 청의 압력을 받아 1890년 파면돼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때 그는 고종에게 데니태극기를 받았다. 데니태극기는 가로 263㎝, 세로 180㎝인 대형 태극기다. 바탕은 흰색 광목 두 폭을 이어 만들었고, 태극은 붉은색과 푸른색 천을 오려서 바느질했다. 4괘의 형태와 배치는 지금의 태극기와 같지만 색은 검은색이 아니라 푸른색이다. 1981년 데니의 후손인 윌리엄 랠스턴(William Ralston)이 대한민국에 기증했다.

‘북촌 한옥역사관’도 3월 1일 문을 열었다. 이곳은 북촌 한옥마을을 있게 한 ‘건축왕’ 정세권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경남 고성에서 태어난 정세권(1888~1965)은 근대식 부동산 회사인 ‘건양사’를 설립한 후 지금의 북촌에 땅을 사들였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식 가옥이 늘어나자 이를 안타까워한 그는 작은 한옥들을 촘촘히 지어서 한옥 단지를 만들고자 했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또 그는 부동산 개발로 번 돈을 독립운동에 썼고, 조선물산장려회와 조선어학회에 자금 지원을 했다.

‘2020 한복 웨이브(Hanbok Wave) 패션쇼’ 영상 (출처:해당 영상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1.3.3
‘2020 한복 웨이브(Hanbok Wave) 패션쇼’ 영상 (출처:해당 영상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1.3.3

문화체육관광부도 영화관과 손잡고 한복문화를 알리기로 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CJ CGV 영화관 홍대, 판교, 피카디리1958(서울 종로구) 3개 극장 입구에서 15일까지 ‘2020 한복 웨이브(Hanbok Wave) 패션쇼’를 감상할 수 있다.

영상에서는 한복 디자이너 10명이 청하, 모모랜드,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등 한류스타와 협업해 만든 한복 160여 벌을 선보인다. 문체부 이진식 문화정책관은 “우리 옷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한복 입기를 생활문화로 확산해 나가기 위한 좋은 사례”라며 “우리 문화를 지키고 국내외에 알리는 데 앞장서는 문화기업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아이들이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천지일보 2021.2.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아이들이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천지일보 20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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