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0.12.9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0.12.9

해외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 건설

내년 하반기 완공 목표… 연 6500기 생산

올 상반기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 추진

“수소,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화폐 역할”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수소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2일 현대차그룹은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 건립을 본격화하고 세계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또한 포스코그룹에 이어 SK그룹과도 수소사업 협력을 이뤄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온라인을 통해 ‘HTWO 광저우’ 기공식을 개최했다. HTWO 광저우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 사업 본격화 및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건설하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이다. 중국 내에 최초로 세워지는 대규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전용 공장이기도 하다. 100% 현대차그룹 지분으로 설립된다.

법인명으로는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뜻을 담은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 ‘HTWO(Hydrogen+Humanity)’가 처음으로 적용됐다.

현대차그룹은 HTWO 광저우 설립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HTWO광저우 조감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1.3.2
HTWO광저우 조감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1.3.2

HTWO 광저우는 중국 광동성 광저우개발구에 2022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건립된다. 20만 7000㎡(6만 3000평) 규모의 부지에 ▲연료전지시스템공장 ▲혁신센터 등이 들어선다. 연간 생산목표는 총 6500기로 현대차그룹은 향후 중국 시장 상황과 중앙 정부 정책을 고려해 공급물량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HTWO 광저우 건설을 계기로 수소전기 승용차, 수소전기 상용차를 비롯해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통해 중국 수소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국 내 주요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철도, 트램, 선박, 발전 등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사업 다각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중국은 2035년 세계 최대의 수소전기차 시장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중국자동차 공정학회는 지난해 10월 ‘에너지 절감 및 친환경차 기술 로드맵 2.0’에서 2035년경까지 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전기차를 누적 100만대까지 보급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광둥성이 추진 중인 여러 수소산업 육성 시범사업에 참여, 현지 법인 설립 초기부터 안정적으로 판매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공식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및 수소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 내 다양한 파트너십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클린 모빌리티 혁신을 적극 선도해 나가겠다”며 “양국의 협력과 지원을 바탕으로 깨끗한 생태환경 구축을 위한 시너지를 창출해 더 나은 미래와 기회를 누리고, 친환경 사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SK인천석유화학 액화수소사업 예정지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등과 액화수소플랜트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SK인천석유화학 액화수소사업 예정지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등과 액화수소플랜트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날 오후에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이 만나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어 탄소 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SK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유통,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수소사회의 실현을 한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양 그룹은 ▲수소전기차 1500여대 공급 ▲수소 및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한국판 수소위원회(K-Hydrogen Council) 설립 추진 등 수소 관련 사업 분야에서 다각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주요 그룹들과 연이어 수소 관련 사업 협력을 추진한 데에는 수소가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분야를 망라하는 전방위적인 협력을 통해서만 진정한 수소사회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양 그룹은 포스코그룹과 더불어 국내 기업간 수소사업 협력을 위한 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상반기 중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국내 기업들의 수소 사업 역량 강화 및 사업 영역 확대 등을 통해 진정한 수소사회 구현을 견인하기 위한 다양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수소사업 협력을 통해 친환경 분야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탈(脫)탄소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 세계 최초의수소전기차 양산을 시작으로 수소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기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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