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사설] 공수처가 범죄 보호막의 피난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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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처 외의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그 수사기관의 장은 사건을 수사처에 이첩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 제25조 제2항에서 명시돼 있다. 이 규정이 최근 부각되고 또한 위헌 요소까지 있다고 법조계에서 지목하는 것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돼 피의자 신분이 된 이성윤 중앙지검장과 이규원 검사가 공수처법 근거에 따라 자신의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시켜달라고 주장하고 나선 데에서 기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검찰이 수사를 착수한 관련 사건에 대해 이 지검장과 이 검사의 공수처 이첩 요구는 검찰 수사를 받기보다는 일단 공식 출범되긴 했지만 아직 조직·기구가 완비되지 않아 실제적으로 수사할 수 없는 공수처가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검사의 범죄 혐의가 발견된 경우 당해 사건은 공수처 이관이 불가피한바, 문제는 공수처의 태도이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을 이첩 받아도 당장 수사할 수 없는 입장에서 공수처가 시간을 질질 끌거나 지연 수사를 하게 될 경우 출범 초기부터 국민불신을 받을 건 뻔하다.

범죄 혐의 사건에 대해 개별적으로 언급하지 않아야 할 법무부 장관과 여당 의원이 친 정부 편 검사로 알려진 이성윤 중앙지검장 관련 사건에 대해 “검찰은 (이 사건) 수사권이 없고, (공수처에) 이첩하도록 돼 있다”며 공수처 이첩을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현행법에서 범죄 혐의가 발견된 검사 사건에 대해 공수처로 이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지검장은 3차례의 검찰 출두 요구에 응하지 않고 “그런 사실이 없다”며 범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로 아직은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입장에 있다. 그러함에도 당사자뿐만 아니라 여권 핵심들이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이성윤 지검장이 자신은 김학의 전 차관 출국 금지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와 관련해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에 출두해 무혐의를 입증시키면 될 일인데, 출두 요청에는 거부하면서 언론 플레이하는 것은 공인의 자세가 아닌 것이다. 당당하다면 검찰 수사를 받고, 그 결과 혐의가 발견될 경우에는 이 지검장이 사건 이첩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검찰이 잘 판단해 공수처법 관계 조항에 따라 관련 사건을 공수처로 이관하게 될 것이다.

그 후 공수처장이 검토해 자체 수사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법에 따라 다시 검찰로 재이첩하면 될 것인바, 이러한 절차들은 피의자 신분인 이 지검장이 걱정할 사안은 아닌 것이다. 이미 국민들에게 친정부 검사로 알려진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자신의 사건에 대해 행여 여권에서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는 버려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를 의식하며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수사를 생명처럼 여길 공수처가 범죄 보호막의 피난처가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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