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주식시장에 유례없는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오를 대로 오른 아파트 매입은 비현실적인 상황이 돼 버렸고 지난달을 기준으로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0.89%로 1%도 되지 않는다. 1천만원을 은행 예금에 넣으면 연간 이자가 평균 8만 9000원이라는 현실 속에서 젊은이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저금리에 마땅히 돈을 불릴 수 있는 대상을 찾던 젊은 층은 자연스럽게 주식에 눈을 뜨고 너도나도 투자하고 있다.

어떤 여대생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5천원 주고 마실 커피 욕구를 참고 주식 한 주를 더 사는 데 투자하고 있다며 주식 투자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각종 규제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예금이자가 역대 최저수준까지 떨어진 현실에서 2030의 주식투자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부동산 폭등에 좌절한 청년세대는 주식이 인생역전의 기회이고 돈을 벌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 여기고 달려들고 있다.

불안감 속에 모방심리도 주식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주변 지인들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말에 ‘나도 해야지’라는 모방심리로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초보 투자자인 ‘주린이(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말로 주식투자 초보자를 뜻하는 신조어)’는 직장인, 대학생, 주부, 심지어 고딩 등 다양한 세대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식으로 일확천금을 꿈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투자 순서를 신중히 결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초보들에게는 되도록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중심의 우량주 투자가 안전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빚투 발상은 굉장히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주식투자는 여윳돈으로 판단해 사들이고 장기 보유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강조한다. 주변에서 보면 여전히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심지어 예금과 적금을 깨고 신용대출까지 받아 ‘씨드머니’를 마련하고 묻지마 투자를 한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쇼크로 전반적으로 생계가 위축되고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2030 젊은 층이 주식시장에 희망을 걸고 유입되는 상황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다.

저축으로 내돈을 모을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제로금리 시대에 진입했고 저축을 통한 자산증식은 거의 힘들 것으로 젊은 층은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고용불안과 부동산 불패는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뛰어다니는 젊은 층의 희망을 저버리게 한다. 여기에 비트코인이 투자 수단으로 거대한 변곡점에 놓여 있는 상황 속에서 지난 2018년 이어졌던 비트코인 광풍이 또다시 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도한 투자는 엄청난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 자신의 경제 상황에 맞게 여윳돈으로,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건전한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거품이 낀 투자사례가 늘어나게 되면 증시 자체에 부담이 되고 결국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젊은 층 중심으로 과도한 욕심을 자제하고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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