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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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를 가진 사람은 가지지 못한 사람에 비해서 행복할 가능성이 많다. 재주를 가졌다고 해도 누릴 줄 모른다면 행복은 반감된다. 그런 면에서 누릴 줄 아는 것은 재주 중에 으뜸이다.

가끔 행복일기나 감사일기 쓰기를 권하면, 행복한 일이나 감사한 일이 있어야 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누릴 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쉽게 알게 된다.

아는 분이 경제사정이 어려워서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은 검정고시를 통해서 하고, 결혼 한 후에 방송통신대학교를 다니며 공부를 했다. 대학생 나이에 일을 해야 했으니 대학교 다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더구나 나중에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면서는 대학원 캠퍼스에 서있는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지 꿈인가 해서 볼을 꼬집어 본 적도 있었다고 말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공부를 즐기기보다는 힘들어 한다. 똑같은 일이 누군가에게는 감사한 일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고통이 되고 원망스러운 일이 된다.

자녀교육 할 때 늘 강조하며 조언하는 말 중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어떻게 해서든 공부를 고통으로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틈만 생기면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는 것은 아이들이 느끼기에는 틈나는대로 놀아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마련이다.

어떤 유명한 분 강의를 들었는데, 그 분은 몸이 약해서 어렸을 때 부모님이 초등학교 갈 때까지 한글을 가르치지 않았다고 한다. 더구나 어른들은 밤만 되면 책을 읽으시고 그 강사에게는 자라고 강요를 했는데 불을 끄고 자는 척하다가 일어나서 한글도 모르면서 책 읽는 척을 얼마간 하다가 잠을 자곤 했다고 한다. 결국 그 분은 대학자가 됐다. 사람은 벌로 느낄 때보다 상으로 느낄 때 더욱 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 누릴 줄 알게 되는 것 같다.

자녀들에게 공부하라는 말보다 엄마나 아빠가 공부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밥 먹으라는 말보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사실 보여주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본인이 그것을 누리면서 행복할 수 있다면 최고의 삶이 된다. 물론 자녀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주변을 돌아보면 누릴 게 얼마나 많은 세상인가? 나서기만 하면 이용이 편리한 대중교통이 기다리고 있고, 구석구석 즐길만한 공원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생각할 정도로 먹을 것도 충분하다. 이 모든 것을 진정으로 누리고 사는지 돌아 볼 일이다.

아는 신부님 한 분은 길이 꽉 막힐 때에도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기쁨이 느껴진다고 한다. 어릴 때 마을에 어쩌다가 보이는 자동차가 신기해서 먼지를 뒤집으면서 꽁무니를 바짝 뛰어다니던 때를 생각하면 차가 많아서 이렇게 꽉 막힐 정도로 잘 살게 된 것을 생각하면 차가 막히는 그 상황도 충분히 누릴만하다는 것이다.

다른 재주보다 누릴 줄 아는 재주를 길러보자. 주변을 돌아보면서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을 찾아보고, 이미 누려왔던 것이지만 새삼 새롭게 느꼈을 때 얼마나 큰 기쁨이 있는지 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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