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완치자가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혈장공여를 하고 있다. (제공: 신천지예수교회) ⓒ천지일보 2020.12.22
지난해 11월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완치자가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혈장공여를 하고 있다. (제공: 신천지예수교회) ⓒ천지일보DB

“치료제 개발에 필요성 느껴”

“고통있어도 최선 다해 참여”

평일 휴가내고 혈장공여나서

공여 참여 위해 식단 조절도

“하루빨리 일상 회복을 소망”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로 총 9번의 혈장 공여를 했다는 이지예(가명, 35, 여)씨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는 놀랐고 겁도 많이 났다”며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올해도 혈장 공여를 계속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 직장인인 송병규(44, 남)씨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극심한 통증을 앓고 있었다. 탈모와 두통, 온몸에 떨림도 있었다. 특히 다리 근육 손실로 무릎과 허리까지 아팠지만, 건강을 회복하자마자 바로 혈장 공여를 진행했다. 그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이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며 “코로나19가 얼마나 위험한지 걸려봐서 잘 알기에 완치된 제 피가 지역과 나라뿐 아니라 세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지금도 계속 혈장 공여를 하고 있다”고 혈장 공여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3. 학창 시절 신종플루에 걸려 바이러스의 무서움과 치료제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한다는 신승미(26, 여)씨도 총 6번의 혈장 공여를 진행했다. 신씨는 “코로나19에 걸린 뒤 한동안 우울하게 지낸 적도 있었다. 하지만 혈장 공여가 백신에 도움이 된다기에 나라도 도움이 된다면 할 수 있을 때 많이 하자라는 생각이었다”며 “평소 기관지가 안 좋아 걱정도 했지만, 의료진과 나라를 위해 혈장 공여를 계속해서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끝나는 데 도움된다면 계속 헌혈”

이씨와 송씨 그리고 신씨는 지난해 2월 감염 사태가 일었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신도다.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년이 되는 지금 시점에도 이들은 혈장 공여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

혈장 공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들은 ‘코로나19 종식과 받은 은혜를 돌려주기 위함’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씨는 지난해 2월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3월 생활치료 센터에 입소했다. 증상도 거의 없고 약 일주일 만에 퇴원했지만, 가족들이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아 무척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안산 고려대병원에서 개인적으로 혈장 공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많은 의료진의 인내와 희생으로 나았다. 이제 그 은혜를 갚을 차례”라며 “내 피로 인해서 코로나가 끝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최선을 다해 돕고 싶었다”라고 혈장 공여를 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로 혈장공여에 참여한 신승미(26, 여, 왼쪽 위)씨, 송병규(44, 남, 왼쪽 아래)씨, 김소연(가명, 44, 여, 오른쪽 위)씨, 이지예(가명, 35, 여, 오른쪽 아래)씨가 줌(Zoom) 화상 통화에 참여해 혈장공여 소감을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로 혈장공여에 참여한 신승미(26, 여, 왼쪽 위)씨, 송병규(44, 남, 왼쪽 아래)씨, 김소연(가명, 44, 여, 오른쪽 위)씨, 이지예(가명, 35, 여, 오른쪽 아래)씨가 줌(Zoom) 화상 통화에 참여해 혈장공여 소감을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

3번이나 혈장 공여에 참여했다는 송씨는 “지구촌이 코로나19로 열병을 앓고 있는 상황 속에 내 피가 인류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뿌듯해진다”며 “치료제만 개발될 수만 있다면 (혈장 공여를) 할 수 있는 데까지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후유증이 계속 있어왔다는 신씨도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신씨는 “후유증이 있긴 하지만, 심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손길에 나도 은혜를 보답하고 싶었다”며 “코로나19 종식과 의료진이 보여준 인내와 사랑을 나도 함께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혈장 공여를 계속하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송씨는 일반 시민들이 가진 신천지에 대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잘못된 선입견으로 확진 이후 신천지 신도임이 드러나 부당한 대우를 당하기도 했다.

“제가 신천지 신도라는 걸 부모님과 이종사촌, 고종사촌까지 모두 알게 돼 신천지에서 나오라는 강요를 많이 받았어요. 그때는 가족들이 신천지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갖고 있다 보니 제가 아무리 설명해도 듣지 않았어요.”
 

◆“대구교회 집단감염 죄송… 신천지 관한 오해 풀리길”

혈장 공여를 4회 진행했다는 김소연(가명, 44, 여)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혈장 공여를 하지 못할 뻔 했다. 김씨는 “오랫동안 병원에서 지내서 나서기까지 많은 고민이 들었다”며 “더군다나 혈장 공여는 주말에 불가능해 직장에 가야 할 평일 휴가를 내고 나와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혈장 공여 참여 전부터 체중조절 중이라 1차 때 적혈구 수치가 기준치보다 낮아서 못 할 뻔했다”며 “다행히 두 번째 추가 검사에서 기준수치가 나와서 공여를 했다. 그 후로는 체중조절을 중단하고 식단을 보양식으로 먹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금은 그때처럼 갇혀있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참 감사하다”며 “자유가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알았다. 다만 아직 완치 받지 못한 분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신천지 완치자 4000여명이 11월 16일부터 12월 4일까지 3주간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한 3차 단체 혈장공여에 동참했다. 1~3차에 걸쳐 총 3741명이 혈장공여에 참여했다. ⓒ천지일보 2020.12.22
신천지 완치자 4000여명이 11월 16일부터 12월 4일까지 3주간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한 3차 단체 혈장공여에 동참했다. 1~3차에 걸쳐 총 3741명이 혈장공여에 참여했다. ⓒ천지일보DB

그는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대구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서 대구에 살고 계신 분들께는 죄송하죠. 다만 사실과 다르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고 언젠가 곧 신천지에 대해 사실과 진실대로 아시게 될 날이 있다고 믿고 기도하고 있어요.”

이씨도 계속 혈장 공여를 하는 이유에 대해 “내가 속한 교회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와 죄송한 마음이었다. 할 수 있으면 최대한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2주마다 혈장 공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다만 “신천지 신도들도 피해자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정부의 방역지침을 따르기 위해 정말 힘썼다”고 강조했다.

◆신천지, 단체·개인 합쳐 총 ‘3741명’ 혈장공여

한편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혈장 공여의 대부분은 신천지 신도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방역당국도 이 때문에 여러 차례 신천지 측에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찰 압수수색에 검찰조사, 신천지 사명자들의 연이은 구속 등에도 오히려 신천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보는 국민을 생각하며 혈장 공여에 나섰다. 현재 그 피는 치료제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감염률이 높아 전 세계적인 우려를 낳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에도 쓰이고 있다.

지난해 신천지 대구교회는 혈장공여자를 모집해 총 3차에 걸쳐 단체혈장 공여를 진행했다. 1·2·3차 단체 및 개인 공여를 통해 총 3741명이 혈장 공여를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GC녹십자사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가 신천지 단체 혈장공여에 힘입어 빠르게 개발 중이다. 혈장치료제 투여 후 첫 완치자가 지난 6일에 나왔으며, 치료목적으로 사용을 승인한 혈장치료제 건수는 16일 현재 총 44건이다. (제공: 신천지예수교회) ⓒ천지일보 2020.12.22
신천지의 단체 혈장공여. (제공: 신천지예수교회)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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