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일 유튜브 너알아TV를 통해 진행된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너알아TV 캡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일 유튜브 너알아TV를 통해 진행된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너알아TV 캡처)

3.1절 의미 무색케한 막말대잔치

문재인 대통령 비난, 색깔론 쏟아

文탄핵 국민대회 유튜브로 진행

광화문 등 릴레이 기자회견 열려

국민특검단은 “文 체포·처단할 것”

불자 예외없다며 애국헌금 모금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문재인은요, 고쳐서 쓸 수 없는 패륜아에요. 패륜아. 이것은 구제불능이에요.

조나단 목사 양손 높이 들고 문재인은 내려와라! 하고 잡아당기세요. 문재인은 당장 내려와라!!… 애국헌금을 전 세계에서 동참해주시길 바란다. 이게 다 나라 살리려고 헌금 드리는 거여, 나라를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불교 다니는(믿는) 분들도 드리셔야 해요. 나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니까요.

손상대 손상대TV 대표 문재인은 퇴진하라! 문재인을 체포하라! 지도 인간이면 이렇게 비오는 날 수많은 애국 국민이 문재인 퇴진을 외치고 체포를 외치는데 제가 보기엔 청와대 밖으로 못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역시였다. 3.1절의 의미는 없고 원색적인 비난과 색깔론이 쏟아졌다. 1일 3.1운동 102주년을 맞아 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필두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본부(대국본) 등 보수단체들이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를 열었다.

전광훈 목사 최측근인 조나단 목사가 1일 열린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 예배 사회를 보고 있다. (출처:유튜브 너알아TV 캡처)
전광훈 목사 최측근인 조나단 목사가 1일 열린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 예배 사회를 보고 있다. (출처:유튜브 너알아TV 캡처)

3.1절 국민대회는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떠올리게 했다. 집회에선 어김없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거친 막말과 정권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다른 점이라면 지난해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15(광복절) 집회에 수만명이 모인 것과 달리, 이번 3.1절 국민대회는 ‘비대면’으로 진행돼 그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었다. 화력도 줄었다. 유튜브 너알아TV를 통해 송출된 ‘3.1절 문재인 탄핵 국민대회’의 실시간 시청자수는 30만명대의 보유 구독자 수에 한참 못 미치는 1만여대에 그쳤다. 

전 목사 측이 대규모 집회를 열지 못한 이유가 있다. 앞서 전 목사가 이끄는 기독자유통일당과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등은 각각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 1000명, 광화문광장 주변 4개 장소에 99명씩 집회 개최 신고를 냈지만 경찰로부터 금지 통고를 받았다. 이들 단체는 경찰의 금지 통고를 무효화시켜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집합금지처분집행정지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라는 공익이 개인이 입게될 자유 제한 손해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단, 법원은 소규모 집회는 허용했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3.1절 문재인 탄핵 국민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3.1절 문재인 탄핵 국민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법원의 판결에도 전 목사는 지난 26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일절을 통해 헌법에 보장된 범국민 저항권을 최대로 발동해 국가 혼란 사태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와 건국을 이루는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 목사가 3.1절 집회를 강행하는 것 아니냔 추측과 함께 전날까지 광화문엔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우려했던 바와 같은 대규모 집회는 없었다. 이날 천지일보는 매 집회때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위자들로 북적였던 덕수궁 입구와 광화문광장까지 이어지는 보도, 그리고 세종대왕 동상, 청와대 사랑채 인근을 찾았지만 모두 조용했다. 현장 중계에 나선 보수 유튜버들과 소수의 태극기를 든 보수단체 소속 시민들만 보일 뿐이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삼일절인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일부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경찰 펜스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1.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삼일절인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일부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경찰 펜스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1.3.1

그래도 혹시 모를 밀집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광화문을 비롯해 청와대 인근 곳곳엔 5~6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곳곳엔 10인 이상 집회 금지 원칙에 따라 많은 인원이 모이지 못하도록 경찰이 설치한 펜스가 둘려 있었다. 경찰은 불법 대형집회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규모 현장 집회 대신 서울 도심에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10인 이하 기자회견이 곳곳에서 열렸다. 전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 산하 시민단체, 여성단체, 국민특검단 등 단체들은 광화문 교보빌딩 앞, 광화문광장, 청와대 분수대 앞 등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외에도 우리공화당,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단체들도 10인 이하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부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를 압살하다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문재인 체포국민특검단’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문재인 체포국민특검단’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1

특히 전 목사 측근인 강연재·고영일 변호사 등이 속한 ‘문재인체포국민특검단’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민 특검단은 3.1절을 맞이해 대통령 행세를 하는 문재인의 파면을 선언한다”고 했다. 이들은 “일본 제국주의를 향해 국민 저항권이 발동된 날이 바로 오늘 3.1절이다. 우리가 3.1절날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3.1절에 국민 저항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서”라며 “그래서 우리는 오늘 3.1절 국민 저항권을 발동해 문재인 대통령을 파면하겠다. 문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만이 3.1절 정신을 기리는 유일한 방법. 즉각 체포·구금해 처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 변호사는 “왜 국민을 상대로 최소한의 집회도 못 열게 하면서 경찰 인력을 낭비하냐”고 큰소릴 치며 “국가 예산을 낭비하고 국가 대기념일마다 쌩쇼를 해야 되는 이런 비참한 모습을 만든 대통령이라고 할수 없는 문재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문재인 체포를 위한 국민 특검단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문재인 체포만이 이 나라와 조국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고 문재인 구속이 최고의 방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대회 시작전 열린 예배에서는 ‘애국’을 이유로 기부금이 요구됐다. 전 목사의 최측근인 조나단 목사는 “전 세계에서 수백만명이 함께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소리가 청와대에 닿으려면 전광훈 목사님의 성령 세례, 성령의 권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애국헌금을 전 세계에서 동참해주시길 바란다”며 나라를 살리기 위해선 기부금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이어갔다. 

선넘는 전광훈 목사 막말 어디까지

막말 논란에 매번 휩싸이는 전광훈 목사는 어김없이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전 목사는 온라인 국민대회에서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지목하며 “조금 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연설하는 것을 들었는데 문재인은요, 패륜아에요. 패륜아 구제불능이라니까요”라는 등 막말을 했다.

전 목사는 “평창동계올림픽 때 한국의 사상가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떠들더니 오늘도 대형사고를 쳤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1946년 해방 후 처음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임시정부 국무위원 조소앙 선생은”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조소앙은 공산주의자다. 문재인 이 인간 도대체 용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일 유튜브 너알아TV를 통해 진행된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너알아TV 캡처)
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일 유튜브 너알아TV를 통해 진행된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너알아TV 캡처)

그러면서 “문재인 내가 국민혁명의장으로 너에게 말하는데 너 더 이상 앞으로 연설 하지마”라며 “나쁜 놈의 자식” “정신 나간 자식”이라고 하기도 했다. 사회자 손상대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문재인을 호통칠 수 있는 사람은 전광훈 목사님밖에 없다”며 전 목사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뒤이어 연사로 등장한 대불총 응천스님은 “나랏일에 위기가 닥쳐올때마다 종교인의 행동하는 양심이 절실히 요구된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통치 행위를 중단시키자. 이 세상 모든 종교는 대중과 함께 할 때 그 존재의 가치를 발휘한다”고 선동했다.

한편 시민 사이에선 목회자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충남 청양에서 거주중인 김형택(69, 남)씨는 이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가는 정치를, 목회자는 목회를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되지 않냐”며 “개인의 정치성향은 이해하지만 신자들까지 선동해 하지 말라는 것을 계속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

이어 “정말 목사꾼이라는 생각밖에 안든다”며 “결국 자기 이득을 취하기 위해 열심히 믿고 신앙하는 순진한 성도들 이용해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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