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등 국내 진출 임박
커지는 콘텐츠 스케일·퀄리티
콘텐츠 몸값 상승, 양날의 검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커지고 사업자 간 경쟁이 세질수록 ‘콘텐츠 몸값’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OTT 사업자들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흥행성 보장’ 콘텐츠 확보에 거액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콘텐츠 몸값 상승’은 OTT·콘텐츠 시장에 심한 양극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 콘텐츠에 5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디즈니플러스 등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히는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진행된 콘텐츠 로드쇼에서 “작은 파이를 가지고 싸울 때가 아니라 파이를 키워나가야 할 때”라고 했지만 커지는 시장만큼 OTT·콘텐츠의 양극화 우려가 나온다.
드라마를 예로 들어보면 예전에는 20회 기준 수십억원대로 제작되는 드라마가 많았다. 몇 년 전부터는 그 액수가 100억원이 넘어가기 시작했고 2019년에 방영된 드라마 ‘아스달연대기’ 제작에는 5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었다. 이같이 거액의 돈을 들여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넷플릭스가 있었다.
넷플릭스는 큰 글로벌 사업자인 만큼 그 명성에 맞게 콘텐츠 제작자에게 거액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이를 받아든 제작사들은 스케일이 큰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시청자들은 그것에 익숙해진다. 저렴한 제작비로 만든 드라마로는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을 사로잡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비싼 돈을 들여 만든 드라마를 프라임 타임에 편성하는 현상도 생겼다.
모두가 거액의 투자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넷플릭스만큼의 자금력이 없는 OTT에게는 어려운 이야기다. 모두가 ‘돈이 될만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스케일이 커질수록 계속해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따른다. 이러한 와중에 넷플릭스뿐 아니라 올해부터는 국내에 애플, 디즈니, HBO 등까지 진출할 전망이다. 이로써 콘텐츠 값은 한층 더 비싸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이에 대한 긍정적인 면 또한 존재한다. 콘텐츠 회사 입장에서는 몸값이 뛰어 제작비를 많이 지원받을 수 있고 시청자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시장이 커지는 것 자체도 콘텐츠 시장 입장에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파이가 커지기 때문에 오히려 주목받지 못한 시장도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시청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의 발전과 시도들이 따를 것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편 국내 OTT들은 제작사와 손을 잡거나 투자액을 늘리는 등 생존 전략을 찾아 취하고 있다. 웨이브는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규모를 900억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는 출범 첫해 100억원에서 지난해 600억원, 올해 800억~900억원으로 늘리고 있다.
총 36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왓챠는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 본격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티빙은 JTBC와 합작법인을 출범해 본격 사업 확장에 나섰다. 또한 향후 3년간 40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해 드라마, 예능을 중심으로 대형 IP 및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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