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3.1절 노래 제창을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3.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3.1절 노래 제창을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3.1

“언제든 마주 앉아 대화 나눌 준비”

과거사 분리 대응 ‘투트랙’ 기조 유지

“미래 지향적 발전 더욱 힘 쏟아야”

요미우리신문 “개선 의지를 보였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3.1절을 맞아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일본을 향해 대화 의지를 내비친 문 대통령은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해 대응한다는 ‘투트랙’ 기조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길”이라며 “한국은 과거 식민지의 수치스러운 역사와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렀던 아픈 역사를 결코 잊지 않고 교훈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 없다.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 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다.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의 지렛대로 코로나19와 도쿄올림픽을 지목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열릴 도쿄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한국은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일 양국이 코로나로 타격받은 경제를 회복하고, 더 굳건한 협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3.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3.1

앞서 문 대통령이 일본을 향해 유화적 메시지를 낼 것이란 관측에 비중이 실렸다. 문 대통령은 내년이면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다. 올해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실질적으로 주어진 시간인 셈이다.

게다가 정부는 한미일 3각 공조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와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압박하는 기조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을 고리로 남북·북미 대화로 연결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날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 해법은 내놓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일본은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도통신은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발언을 두고 “역사 문제와 분리해 일본과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강조했지만, 일본 정부를 향한 구체적인 요구나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개선 의지를 보였다”면서도 “위안부 등 현안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대화 손짓에도 일본 정부가 이렇다 할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서 냉각된 한일관계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대화의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반론도 대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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