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출처: A24, 뉴시스)
미나리. (출처: A24,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한인 가정의 미국 정착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28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미나리’를 선정했다.

1980년대 시골 농장으로 이주한 한국계 미국인 이민자 가족이 아칸소에서 겪는 이 이야기는 감독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며 스티븐 연, 한예리, 윌 패튼, 윤여정, 앨런 김, 노엘 조 등이 출연한다.

정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어린 딸을 꼭 껴안은 채 “딸이 내가 영화를 만든 이유”라며 “‘미나리’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언어는 단지 미국의 언어나 그 어떠한 외국어보다 깊은 진심의 언어”라고 말했다.

스티븐 연과 한예리가 자녀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기 위해 삶을 뿌리째 뽑으면서 고난 앞에서 찾아내는 끈기와 믿음의 비유로 미나리에서 제목을 따왔다.

A24와 플랜B가 공동제작해 이번 달 개봉하는 미나리는 영어와 한국어 둘 다 사용하지만, HEPA는 영어 이외의 언어가 50% 이상 나오는 영화에 대해서는 외국어 작품으로 규정하고 있어 최우수작품상 부문에서는 경쟁할 수 없었고, 최근 몇 달 동안 이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정 감독이 미국인인데다, 미국에서 촬영됐고, 미국 회사들의 자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최우수작품상에 올랐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예를 들어 쿠엔틴 타란티노의 ‘잉글리쉬 바스터즈(2009)’도 영어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미나리는 어나더 라운드(덴마크), 라 요로나(과테말라), 라이프 어헤드(이탈리아), 투 오브 어스(프랑스)와 함께 후보에 올랐고 호평을 받아왔다.

미나리는 2019년 선댄스 영화제에서도 관객상과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은 미나리로 26개의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앞서 작년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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