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논단] 북한군의 세대교체, 그리고 군 중심통치 복귀
[통일논단] 북한군의 세대교체, 그리고 군 중심통치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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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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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공식 등장한 김정은 체제의 당면 과제는 위기관리 체제인 ‘선군정치’를 포기하고 노동당 중심의 ‘선당정치’를 실현하는 것이었다. 당 관료 출신인 최룡해를 군 총정치국장에 앉히고 군 간부들을 대폭 물갈이했으며 계급도 사정없이 낮추며 ‘계급장정치’를 강행했다. 그 뒤부터 군은 여지없이 흔들렸다. 군 인사권을 쥐고 있는 총정치국장은 당료 출신들이 독점해 버렸다. 조직지도부 1부부장 황병서와 평양시당 책임비서 김수길 등이 임명되며 북한군은 많이 흔들렸다. 오늘 그들 중 살아남은 자는 최룡해뿐이다. 황병서와 김수길 등은 사라졌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권영진 총정치국장은 신세대 군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월 24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 제8기 1차 확대회의에서 ‘신세대 군 간부에 대한 통제 강화 및 군내 규율 확립’을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날 회의에서 “새(신) 세대 인민군 지휘 성원의 정치의식과 도덕 관점을 바로 세우기 위한 교양 사업과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경제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군의 기강 해이를 바로 잡고 한류(韓流)에 물든 신세대 지휘관들에 대한 사상통제 강화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규율 확립이 인민군대의 존망과 군 건설과 군사 활동의 성패와 관련되는 운명적인 문제”라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반동사상문화 배격법을 제정하고 한류와의 전쟁을 선포한 북한이 한류에 익숙한 신세대 지휘관들과 군인들에 대한 사상통제 강화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북소식통은 “장마당을 통해 성장한 북한군 지휘관·군인들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 음악에 익숙하다”며 “북한 신세대 군인들의 한류 중독은 한국에 대한 동경심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유명 북한 전문매체는 지난해 8월 북한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백두산 답사에 나선 20대 북한 군인들이 오락회에서 방탄소년단의 ‘피 땀 눈물’ 춤을 따라했다 문제가 됐다”며 “복무와 훈련에서 모범적인 군인들이었는데 이른바 ‘부르죠아 날라리풍’에 물들었다는 이유로 군 보안기관에 끌려갔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 매체는 “군인들은 조사 과정에서 ‘남조선 춤인지 몰랐다’고 했다”며 “당국이 군인들의 춤을 보고 어떻게 방탄소년단 안무인지 알아봤느냐는 궁금증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한 내에선 이를 체크하는 전문 부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유아시아방송(RFA)지난해 6월 북한 주민들 속에서 남한 드라마에 나오는 “네가 장군님이니?”라는 말이 유행했다”며 “남한식 말투에 흥미와 매력을 느낀 주민들은 남한 드라마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한류팬으로 알려진 김정은이 자기와 같은 또래 북한 청년들의 한류 열망을 ‘범죄’로 규정하고 통제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정보당국과 고위급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 내 최고의 한류 팬은 한국 영화를 즐겨 봤다는 김정일과 집무실에 한국 TV를 켜놓고 드라마에 예능까지 챙겨본다는 김정은이다.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차 방북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대장금’ ‘디워’ 등 국내 영상물 DVD 150여 편을 선물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선 군 수뇌부 인사도 이뤄졌다. 북한 매체는 해군사령관에 김성길,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관(공군사령관)에 김충일을 임명하고 각각 해군 중장(별 2개), 항공군 중장 칭호를 수여했다고 전했다.

또 주동철·고원남·김영문·김충성·장순모 등 5명이 중장, 리명호 등 27명이 소장 칭호를 받는 등 다수의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 또 김정관 국방상과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은 차수로 승진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군 서열 1위와 2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이 원수 칭호를 받았다. 군 수뇌 4인방이 모두 차수 이상 최고 계급장을 달게 된 것이다. 바야흐로 김정은도 어쩔 수 없이 총대에 의지하는 최후의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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