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경제논단] ‘언론 6법’, ‘언론 민생법’으로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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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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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선전, 선동술에 불과하다. ‘가짜 뉴스 3법(정보통신망법, 언론중재법, 형법)’ 개정안이 민생법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국가 우상’으로 폭력을 정당화하고 언론을 통제하려고 들면, 민주공화주의 헌법 정신은 물을 건너간다.

국가는 폭력을 합법적으로 쓸 수 있다. 그 폭력의 힘은 군과 경찰에 의해 쓰게 된다. 군이 아니더라도, 경찰국가(garrison state)는 ‘민생법’을 진정성 있게 생각할 문화가 아니다. 더욱이 최근 검찰이 갖고 있는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고, 기소권만을 갖게 한다. 검찰의 기소도 독점적으로 할 수 없게 한다. 더욱이 그것도 모자라 청와대가 공수처를 설치하더니, 이젠 중수청을 신설한다고 한다. 이런 법은 민주공화주의 법체계 하에서 ‘민생법’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민주주의 4.0 연구원(친노․친문 모임)’ 58명(현역의원 56명)은 ‘공수처법’ ‘판사 탄핵’ 등을 밀어붙였다. 언론 자유를 허용하고, 공론장에서 자기검증원리(self righting principle)를 갖도록 하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자유민주적 절차적 정당성을 생략한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언론 민생법’은 ‘개인의 사생활과 인격권 보호’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 등을 확장시킨 것과는 거리가 멀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02.24)은 문화일보 포럼에서 “많은 국민이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중국의 독재정권에 끌려다닌다고 걱정한다”고 했다. 그들은 사회주의 국가이다. 국가를 우상으로 간주할 만큼 독재국가 형식으로 운영된다.

그들은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의 자유, 생명, 재산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 헌법과 전혀 다른 언론의 기능과 진실을 이야기한다. 우려스런 일이 민주공화주의 헌법 하에서 이뤄지고 있다. 언론 6법이 민생법으로 둔갑할 상황이 아니라는 소리이다. 이런 현상을 보고 KBS노동조합 성명(02.18)은 “180석의 거대 여권의 국가 개조 플랜이 바로 그 변곡점에 진입한 듯하다. 최근 민주당이 공개한 미디어6법은 가짜 뉴스를 근절하겠다는 포장을 씌웠지만, 근본적으로는 언론의 자유를 말살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미디어6법은 ‘가짜뉴스 3법’을 확대한 것이다. 정보통신망법(징벌적 손배제 도입, 댓글 게시판 운영 제한), 언론중재법(정정보도 의무, 기사 열람 차단 청구권 도입, 언론중재위원 증원), 형법(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을 개정하려 한 것이다. 이들 6개를 여당 단독으로도 3월까지 통과시키겠다고 한다.

그 중 핵심은 형법 개정으로 “형법상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처벌 대상에 방송 포함”이라고 하는데 미국은 공적 인물의 명예훼손은 형법에서 다루지 않고, 민사소송에서 주로 다룬다. 그런데 우리는 공직자의 명예훼손을 형사소송에서 다룬다. 같은 맥락에서 헌재도 26일 ‘사실을 적시했더라도 명예훼손죄 처벌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고위공직자가 명예훼손으로 법의 보호를 적극적으로 받겠다고 하면 그건 특권 유지뿐만 아니라 언론자유를 위축시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현실적 악의(actual malice)’에서는 다룰 수 있어도 ‘허위라는 것을 알고 보도하는 것’과 진실 여부에 대해 노력을 태만히 한 경우는 그 판단 기준이 애매하다.

공직자가 애매한 것을 갖고 법의 보호를 받겠다면 그건 특권을 누리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물론 그가 명예훼손이 중요하다면, 공직을 맡지 않으면 될 터인데….

그 법을 주도한 노웅래 민주당 테스크 포스의 단장은 명예훼손을 ‘가짜 뉴스’에 국한 시킨다고 한다. 김고은 기자협회보 기자(02.17)는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언론 관련법에 대해 ‘언론 재갈 물리기’란 비판이 제기되자, ‘허위사실을 고의로 게재한 경우에만 국한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하나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여전히 이 법의 주 대상이 ‘가짜뉴스의 온상인 유튜브와 SNS, 1인 미디어’라고도 했다. 하지만 언론단체들은 ‘언론 규제법안’, ‘언론검열’이라며 반발하고 했다.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9일 성명에서 이렇게 일갈했다. ‘잡초를 뽑겠다며 알곡까지 죽일 제초제와 다를 바 없다’”라고 했다.

미디어 단체들만 비판적인 것은 아니다. 조선일보 사설(2. 24) 〈가짜뉴스로 국민 속이는 사람들이 언론 향해 ‘범죄 행위’〉에서는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도 완전한 가짜 뉴스였다”라고 했다.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탈원전 경제성 조작, 공수처법 통과 과정 등에서 본 가짜뉴스 다량 배출은 누가 봐도 정부여당의 가짜 뉴스 대량생산 공장으로 봐도 문제가 없다.

결국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의 국민 기본권을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하니 문제를 양산한다. 이 체제 하에서는 자신들의 이익 챙기기에 바쁘게 된다. 그렇다면 무슨 거룩한 해석이 필요한가 말이다. ‘저들이 종북좌파? 그냥 잡 것’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

같은 맥락이다. 노석조 조선일보 기자(02.22)는 민주주의 4.0의 회원에 대해 “이들의 정치적 목표는 4번째 민주당 정권 창출이다. ‘4.0’이란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 민주주의 4.0에 속한 한 의원은 ‘임기 말로 갈수록 국정 운영 방향이 차기 선거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라고 했다”고 했다.

국민의 기본권이 정치공학적으로 해석된다면 민생법 언급이 공허하게 들린다. 공론장에서 거짓과 진실이 부딪치는 ‘아이디어의 공개시장 원리’에서 용인할 수 없는 ‘가짜 뉴스’ 미디어 6법 법안이 된다.

또한 언론계 출신 여당 대표가 공론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다. 여당 대표의 현실적 민생 인식이 헌법 정신과는 많이 다르다. 그는 헌법 정신의 절차적 정당성, 언론자유의 중핵 제거에 대한 반성이 없다. 허동준․강경석 동아일보 기자(02.11)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개혁 법안들은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미디어민생법이자, 국민의 권리와 명예, 사회의 신뢰와 안정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전제하고, ‘고의적인 가짜뉴스와 악의적인 허위정보는 공동체에 대한 명백한 폭력으로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영역이 아니다’”라고 했다. 현실 민생과 여당 대표의 말은 많은 차이점이 존재한다. ‘언론 6법’이 ‘언론 민생법’으로 둔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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